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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9년 전, 오랫동안 수영을 해오신 엄마의 추천으로 탐폰을 사용하기 시작했어요. 한국의 여름은 유독 무덥고 습하잖아요. 여름철의 월경 기간은 특히 더 끔찍하게 느껴졌는데, 탐폰을 사용하고서는 제가 좋아하는 계절을 마음껏 즐길 수 있게 되었어요. 무엇보다 월경 중이라는 걸 거의 잊을 수 있다는 게 탐폰의 가장 좋은 점이랍니다. 축축하고 찝찝한 느낌 때문에 포기하거나 미뤄야 했던 일들을 일상생활 그대로 할 수 있어요.
저도, 제 주변의 친구들도 탐폰을 사용하기까지 크고 작은 걱정을 했었어요. 과연 들어갈까? 라는 걱정부터, 실이 끊어지지는 않을까, 내게도 혹시 독성쇼크증후군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그래서 적지 않은 시간동안 탐폰을 사용해 온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본다면 조금은 더 편한 마음으로 탐폰을 시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며, 탐폰 소개를 시작해봅니다.
탐폰은 체내형 월경 용품의 한 종류입니다. 혹시 직접 본 적 있나요? 탐폰은 팬티에 부착하는 패드형 생리대와는 다르게, 면, 레이온 등의 재질로 된 작은 원통 형태의 흡수체를 질구에 삽입해 월경혈을 흡수하게 하는 방식으로 사용합니다.
➊ 어플리케이터
어플리케이터는 흡수체의 삽입을 돕는 역할을 하며 바깥쪽 통과 안쪽 통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브랜드 별로 크기와 모양이 조금씩 다릅니다. 소재는 대부분 플라스틱이며 카드보드(코팅된 느낌의 종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해요) 등도 있어요. 카드보드 소재보다는 플라스틱 어플리케이터가 좀 더 매끄럽게 삽입되기 때문에 초보자가 사용하기 쉽지요. 어플리케이터가 없는 탐폰도 있지만 (마치 탄피처럼 생겼어요!) 국내에서는 잘 팔지 않는 것 같네요.
➋ 바깥쪽 통(외통) 끝부분
바깥쪽 통 끝부분을 통해 흡수체가 밖으로 나와 삽입이 됩니다. 안쪽 통이 바깥쪽 통의 흡수체를 뒤에서 밀어주는 방식이에요! 개인적으로는 어플리케이터의 두께나 모양보다 바깥쪽 통 끝부분이 얼마나 야무지게 잘 모아져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끝부분이 변형되거나 갈라져 있을 경우 민감한 질벽에 상처를 입힐 수 있습니다. 늘 사용하는 브랜드의 탐폰이라도 가방이나 파우치 속의 다른 물건에 쓸려 망가질 수 있기 때문에 꼭 한 번 슬쩍 확인한 후 사용합니다.
➌ 손잡이 부분
어플리케이터 전체의 중간지점이며 외통 머리의 반대편입니다. 손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주름이 잡혀있거나 납작한 모양, 혹은 고무 소재로 되어 있는 탐폰도 있습니다. 저는 사용이 익숙해지면서부터 손잡이 부분의 특징에 따른 선호가 적어졌어요!
➍ 흡수체
면, 혹은 레이온 등 흡수를 위한 천이 들어가 있습니다. 브랜드마다 접혀 있는 방식과 몸 안에서 펼쳐지는 형태가 다양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보풀이 남지 않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 유기농 순면 제품을 사용하지만, 주변 친구들을 보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서로 다르더라고요.
➎ 제거용 실
탐폰을 제거하거나 교체할 때, 실을 당겨 흡수체를 질 밖으로 빼냅니다. 생각보다 매우 튼튼하니 끊어질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그렇지만 질 내벽이 다치지 않도록 제거 시엔 꼭 천천히 당겨주세요. 월경혈을 흡수한 탐폰은 비교적 부드럽게 빠져나올 거예요. 탐폰이 충분히 적셔지지 않은 경우엔, 뺄 때 질벽과 흡수체의 마찰력으로 쓸리는 느낌이 들어 불편할 때가 있어요.
탐폰 역시 패드형 생리대처럼 다양한 종류가 있고, 국내 기준으로는 아래와 같이 나눠볼 수 있어요.
➊ 월경량에 따라
라이트(Light, 양이 적은 날), 레귤러(Regular, 양이 보통인 날)와 슈퍼(Super, 양이 많은 날) 세 종류가 출시되어 있습니다. 월경량이 많지 않은데 오랜 시간 사용하기 위해 레귤러 대신 슈퍼를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요. 자신의 월경량에 맞춰 최소한의 흡수력을 가진 탐폰을 선택하고, 자주 교체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➋ 어플리케이터의 유무에 따라
어플리케이터 타입과 디지털 타입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어플리케이터가 없는 디지털 타입은 총알처럼 생긴 흡수체를 손가락으로 직접 삽입해야 하므로 초보자의 경우 사용이 어려울 수 있어요.
1) 사용 전 준비
우선 손을 깨끗하게 씻습니다. 어플리케이터 내통이 있는 얇은 쪽으로 포장을 뜯어 탐폰을 꺼낸 후, 삽입이 편한 자세를 취해 봅니다.
2) 삽입하기
[1] 외통의 갈라진 끝부분을 몸 쪽으로 향하게 둡니다. 엄지 손가락과 가운뎃 손가락으로 손잡이 부분을 꽉 잡고, 둘째 손가락은 내통 끝에 살짝 올려줍니다.
[2] 어플리케이터 외통을 엄지 손가락과 가운뎃 손가락이 질 입구에 닿을 때까지 삽입합니다. 손잡이 끝부분까지 모두 삽입하면 어플리케이터의 제거가 힘들어지니 손잡이 부분 전까지만 넣어주세요!
[3] 엄지손가락과 가운뎃 손가락으로 손잡이를 꼭 잡고, 둘째 손가락으로 내통이 더 이상 밀리지 않을 때까지 눌러주세요. 흡수체가 작고 생각보다 깊이 들어가지 않으니 안심하고 눌러주셔도 된답니다
[4] 흡수체가 잘 들어갔으면, 이제 다시 외통 손잡이를 잡고 빼냅니다. 그렇게 제거된 어플리케이터는 휴지통에 넣습니다.
[5]이제 제거용 실만 몸 밖으로 나온 상태가 됩니다. 혹시 불편함이 느껴진다면, 실을 당겨 제거하고 새로운 탐폰을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3) 꺼내기
몸 밖으로 나와있는 실을 바깥쪽 비스듬한 방향으로 천천히 당기면 흡수체가 나옵니다. 실이 보이지 않는 경우엔 몸에 달라붙어 있을 거예요. 꺼낸 흡수체는 휴지통에 버려주세요.
탐폰과 처녀막
이름 때문인지 많은 사람이 처녀막이 정말로 질의 입구를 막고 있는 막의 형태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하지만 사실 처녀막이라고 불리는 부분은 막이라기보단, 질 주름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어울리는 모양을 하고 있어요. 입구 둘레를 따라 질벽에 달라붙어 있는 형태인 거죠. 엄지손가락보다 작은 탐폰에 의해 처녀막이 손상되는 일은 드물어요. 막혀있던 것이 뚫리거나 찢어지는 것은 더더욱 아니죠. ‘처녀성’을 잃는다는 것 또한, 우리 몸의 어떤 구멍을 막고 있던 막의 파열 같은 신체적/의학적인 현상이 아니라 첫 번째 성관계에 대한 사회적/문화적인 개념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좀 더 정확해요.
탐폰과 제거용 실
굵고 튼튼한 실 여러 개가 꼬여 있는 제거용 실은 생각보다 엄청 질기고 튼튼하답니다! 양 손가락에 감고 세게 잡아당겨도 끊어지지 않아요. 흡수체와 실을 박음질로 고정한 탐폰의 경우에는 실이 끊어지거나 빠져버릴 위험이 더욱 더 낮죠. 혹시 제거용 실이 빠졌을 경우에는 즉시 관련 의료기관을 방문하세요.
탐폰이 움직이면 어쩌죠
질 내의 근육이 탐폰을 고정해줍니다. 탐폰이 저절로 밖으로 빠져나올 일은 없을 거예요. 또한 자궁의 입구는 혈액이나 정액과 같은 액체만 통과가 가능할 정도로 아주 작기 때문에 탐폰이 자궁으로 들어가고 싶다고 해도 들어갈 수가 없어요. 탐폰은 질 안에 갇혀있어요. 어디로도 가지 않아요. 탐폰을 제거하려는데 탐폰을 잃어버린 기분이 든다면, 대변 보듯이 힘을 줘 보세요. 질의 윗 부분에 있던 탐폰이 조금 내려올 거예요.
탐폰도 새나요?
네, 흡수체가 더 이상 월경혈을 흡수하지 못할 때 탐폰도 샐 수 있습니다. 그전에 미리미리 교체해주는 게 좋겠지요. 양이 많은 날엔 팬티라이너를 함께 사용하면 속옷에 월경혈이 묻는 만약의 경우를 대비할 수 있습니다. 격한 운동을 할 때에도 새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탐폰과 독성쇼크증후군
드물지만 탐폰은 독성쇼크증후군(TSS)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독성쇼크증후군은 인체 내에서 독소를 만들어내는 포도상구균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입니다. 갑작스러운 고열, 구토, 설사, 햇볕에 탄 것 같은 발진, 점막 출혈, 어지러움 등이 나타나며 이 경우 즉시 치료를 받지 않으면 혈압 저하 등 쇼크 상태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만약 탐폰 사용 중에 독성쇼크증후군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탐폰을 제거하고 의사와 상의해야합니다. 그리고, 독성쇼크증후군을 경험한 적이 있다면 탐폰을 사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탐폰을 사용할 때에는 독성쇼크증후군의 발생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 아래와 같은 수칙을 꼭 지켜야 합니다.
[1] 탐폰의 포장을 개봉하기 전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하게 씻고, 개봉 후 바로 사용합니다.
[2] 1회 사용의 권장 시간은 4~6시간이며, 8시간을 넘기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마지막으로 사용한 탐폰을 제거했는지 꼭 확인해주세요.
[3] 자신의 월경량에 맞춰 최소의 흡수력을 지닌 제품을 사용하세요.
탐폰은 패드 생리대와 마찬가지로 일회용품이며,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분명합니다. 이를 줄이기 위해 (물론 환경보호를 포함한 다양한 이유로) 카드보드로 어플리케이터를 만든다거나, 어플리케이터가 없는 디지털 방식의 제품 또한 나오고 있지만, 아무래도 초보자가 사용하기엔 불편함이 있습니다. 또한, 드물게 발생하고는 있지만 탐폰은 독성쇼크증후군(TSS)를 유발할 수 있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사용시간이 일정 시간을 넘어가지 않도록 탐폰을 교체하는 등의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하지만, 탐폰을 사용하면 월경 기간의 축축함이나 불편함이 없어요. 생리대와 월경혈이 피부에 직접 닿지 않기 때문에 피부트러블이나 짓무름에 대한 걱정도 덜 수 있죠. 적절하게 교체만 잘 해주면 월경혈이 새는 경우가 드물고, 걸을 때마다 들던 걸리적거리는 느낌이나 앉았다 일어날 때의 축축함이 없어서 활동하기에 더 편해요. 제 친구는 탐폰을 써본 첫 번째 월경 기간의 상쾌함을 아직도 기억한다고 하네요!
많은 월경인들이 공감하는 ‘뜨거운 굴을 낳는 느낌’을 겪지 않아도 되고, 뒷모습을 신경 쓰지 않고 월경 기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 또한 월경혈의 냄새에 대해 걱정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그러니까 정말 평소와 같은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이 탐폰의 가장 큰 장점이죠. 수영이나 요가, 필라테스, 가벼운 달리기 같은 운동 역시 평소처럼 할 수 있답니다.
탐폰을 궁금해 하는 당신을 응원해요. 탐폰은 나름의 장단점이 있는 월경용품이지만, 패드형 생리대말고도 다양한 월경용품을 선택할 수 있다는 건 중요한 일인 것 같아요. 선택지가 다양하다라는 건, 그만큼 나와 나의 상황에 좀 더 꼭 맞는 대처가 가능해진다는 뜻일 거예요. 우리는 모두 다르고, 나의 하루하루도 매일 다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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