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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자궁경부암 주사 맞았어?’ ‘근데 그거 성 경험 없는 사람만 효과 있는 거 아니야?’
자궁경부암에 대해 많이들 궁금하셨죠, 자궁경부암이 대체 어떤 암인지, 무엇 때문에 생기는 암인지 설명해 드릴게요!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에 대한 내용은 글이 길어져서 다음 글에서 자세히 설명할게요.)
자궁경부암에서 말하는 자궁경부란 어디일까요? 자궁경부란 자궁의 아래쪽이고 질의 위쪽과 연결되어 있어요. 아래의 그림을 보시면 흔히 생각하는, ‘태아가 자라는’ 자궁 부분보다 아래쪽이고 좁은 통로임을 알 수 있죠.
자궁경부는 단순히 질과 자궁을 잇는 통로일 뿐 아니라 바이러스, 박테리아가 침입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해요. 만일 임신 상태가 되면 딱딱해지고 닫혀서 태아를 보호할 뿐 아니라 무거워지는 자궁을 받치는 역할도 합니다. 임신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실제로 자궁경부에 문제가 생기면 유산/조산이 될 수 있다고 해요) 출산 시에는 자궁경부가 열려서 태아가 나올 수 있는 상태가 됩니다.
자궁경부암은 이 부위에 암이 생기는 질병이에요. 자궁경부암은 2016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많은 여성 암1)(주로 여성에게 나타나는 암. ex.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이에요.
자궁경부암 초기에는 증상이 전혀 없으며,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 증상이 발생합니다. 자궁경부암은 상피라고 불리는, 가장 바깥쪽 조직에 보통 먼저 생기고, 점점 깊숙이 침범하는 특징을 가집니다. 암이 좀 더 진행되면 암이 자궁경부에 국한되지 않고 골반, 주변 장기인 방광, 직장까지 번지게 돼요(흔히 암이 ‘전이’되었다고 표현합니다).
자궁경부암에서 가장 흔히 나타나는 증상은 비정상적 질 출혈로, 자궁경부가 암으로 진행되는 동안 자궁경부의 조직이 약해져서 출혈이 쉽게 일어납니다. 자궁경부는 질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실제로 월경 기간이 아닌데도 출혈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완경2)이전의 여성에서는 월경량이 갑자기 많아지거나 월경 기간이 길어졌을 때, 또는 월경 기간이 아닌 시기의 출혈을 보았을 때, 자궁경부암의 증상일 수도 있으니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완경 이후의 여성의 경우 역시, 완경했음에도 불구하고 출혈이 나타났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이러한 출혈의 원인이 자궁경부암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자궁 외 임신, 자궁경부암의 전암 단계인 자궁경부 이형성증, 자궁경부염 및 미란, 또는 가벼운 호르몬 불균형도 출혈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라도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좀 더 다양한 원인에 대해서 알아보려면 불규칙한 월경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를 읽어보세요!)
만일 주변 장기인 방광에 전이되면 오줌을 누기가 어렵거나 오줌을 누려 할 때 통증이 있는 상태(배뇨 곤란)가 되거나 오줌에 피가 섞일 수(혈뇨) 있어요. 또한 암세포는 스스로 계속 분열하기 위해 체내의 영양분을 끌어가기 때문에 체중이 급격히 감소할 수 있어요. 그뿐만 아니라 악취를 동반하는 질 분비물, 심한 골반의 통증, 허리 통증도 동반될 수 있습니다.
여느 암과 마찬가지로 자궁경부암도 암이 커지기 전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해요. 타 장기로 침입하기 전에, 그리고 자궁경부 내에서도 더 깊이 침입하지 않은 상태일수록 치료가 상대적으로 간단하기 때문이죠. 가장 초기 단계에 발견하게 되면 그 부분을 절제해서 암이 크게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어요. 반면에 암이 넓은 부위로 퍼지고 나서는 보다 넓은 부위에 대해서 수술을 해야 하거나 방사선 치료, 항암제 치료를 해야 해요. 또한 완치율도 암이 진행됨에 따라서 떨어지게 됩니다.
성생활을 시작한 20세 이상의 여성이라면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매년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는 것이 좋아요.3) HPV 예방접종이나 임신 여부와도 관계없이 받는 것이 좋다고 해요. 우리나라에서는 20세 이상 여성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검진(아래에서 설명할 자궁경부 세포 검사)을 국가암검진 사업4)으로 2년에 한 번씩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요. 매년 시행한 검진에서 3년 연속 정상 판정을 받았다면 그 때부터는 2년에 한 번씩 늘려서 받아도 괜찮아요. 또한 75세 이상의 여성 중 최근 10년 이내에 3번 이상 검진을 받았고 이상이 없었을 경우에는 검진을 받지 않아도 됩니다.
자궁경부암 검진은 산부인과에서 받을 수 있고, 그 종류는 크게 두 가지로 1) 자궁경부 세포 검사(pap test, pap smear test)와 2) 인유두종바이러스 검사에요. 이름이 어려우니까 자궁경부 세포 검사는 이제부터 편의상 ‘팹 검사’(pap test)라고 할게요.
두 검진 방법의 차이를 살펴볼까요. 먼저 팹 검사는 작은 솔5)로 자궁경부의 세포를 채취, 현미경으로 세포를 검사하는 방법으로 자궁경부에 있는 세포에 이상이 있는지(암이 있는지)를 직접 검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확도가 높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반면에 인유두종바이러스 검사란 자궁경부암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인 인유두종바이러스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검사이고, 빠르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둘 중에서는 일반적으로 팹 검사가 더 정확하기 때문에 권장되고 있고 선택적으로 인유두종바이러스 검사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말한 국가암검진 사업은 팹 검사(자궁경부 세포 검사, pap test)로 진행돼요.
자궁경부암 검진 전에는 지켜야 할 사항들이 있으니 자세한 사항은 검진을 예약하시면서 병원에 직접 문의할 것을 추천합니다!
자궁경부암은 어떤 사람에게 주로 발병할까요?
자궁경부암에 걸릴 위험을 높이는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중 가장 흔하며 큰 위험 인자로 인정받는 요인은 HPV 감염입니다. 다른 위험요인으로는 이른 성생활 시작 연령, 다수의 섹스 파트너, 흡연, 분만 횟수 등이 있어요.
HPV란 human papilloma virus의 약자로, 한국어로는 인유두종바이러스, 사람유두종 바이러스라고 불립니다. 지금부터 이 글에서는 HPV로 통일할게요, 앞으로 HPV를 읽으면서 ‘H 바이러스’라고 속으로 생각해주셔도 좋아요.
여기서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어요. HPV는 사실 한 가지의 바이러스가 아니에요. HPV의 종류는 다양해서 170여 가지의 바이러스들이 포함되어 있어요. HPV를 크게 나누어보면 고위험군 바이러스와 저위험군 바이러스로 나눌 수 있어요. 고위험군이라는 것은 암과 연관성이 높다는 뜻이고, 저위험군의 경우 암은 아니지만, 성기, 항문, 입 등에 사마귀를 일으킬 수 있어요.
고위험군 HPV에는 13종이 있는데 그중 가장 많이 들어볼 종류는 16형과 18형으로, 이 두 종류의 HPV가 자궁경부암의 70% 이상을 일으킨다고 해요. 또한 고위험군 HPV는 자궁경부암뿐만 아니라 항문암, 외부생식기암(외음부암, 질암, 남성의 경우 음경암) 및 두경부암(입 안, 콧속, 목 안에 암이 생기는 것)을 일으키기도 해요.
HPV는 감염자와 직접 접촉함으로써 전달되는데, 생식기나 항문의 점막, 입 안의 점막처럼 우리 몸의 표면 중에서 얇은 곳으로 잘 침투한다는 특징이 있어요. 그래서 성관계를 통해서 주로 전달되는 바이러스라고 흔히 알려져 있어요. (하지만 성관계로 인하여만 전달된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어요)
그럼 간단히 HPV에 감염된 사람과 성관계를 맺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요? 대부분의 사람은 모르는 상태에서 HPV에 감염되고,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타인에게 전염시킨다고 해요. 감염된다고 해도 증상이 없는 잠복기가 수개월에서 10년 이상이 될 정도로 길고, 감염자의 90%는 2년 이내에 특별한 치료 없이 자연 치유되기 때문이죠.
어, 그러면 대부분이 자연 치유되는데, 자궁경부암은 그럼 어떤 사람에게 생기냐고요?
일반적으로 HPV는 상피라고 불리는 우리 몸 표면 가장 바깥쪽에 가장 먼저 침입해요. HPV가 상피 세포 중 하나를 감염시키면 우리 몸에서는 면역반응으로 감염된 세포를 제거하려고 해요. 하지만 명확히 알기 어려운, 다양한 이유로 인해서 감염된 세포가 제거되지 못할 경우가 생겨요. 그러면 감염된 세포는 계속해서 자라고 분열해서 상피에 종양을 만들게 됩니다. 그다음에는 전암성 병변이라는 상태를 거쳐 상피뿐만 아니라 더 깊은 곳으로 침투하게 되고 이 상태를 침윤성 암이 되었다고 하는데, 이것이 자궁경부암이에요. 앞서 말한 HPV 종류 중 고위험군의 HPV에 감염되면 이처럼 암이 될 가능성이 더 커져요. HPV에 감염된 세포가 암성 종양이 되는 데에까지는 10년에서 20년, 혹은 그 이상까지 걸릴 수 있습니다.
그러면 관계 전에 잘 씻거나 피임 도구를 사용하면 HPV 감염을 막을 수 있을까요? 청결과 피임 도구 사용은 중요하지만, HPV 감염을 막는 데에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어요. 샤워로 바이러스가 사라지지 않을 뿐 아니라, 피임 도구를 사용하더라도 성관계 중에 모든 감염경로를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주목해야 할 사실은, 자궁경부암은 유일하게 예방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한 여성 암이라는 점이에요.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에 대해서 들어보신 적이 있을 거예요. 내용이 길어지니 자궁경부암 예방접종(HPV 백신)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할게요.
WHO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고 보건의료가 잘 되어있는 국가들에서 그렇지 않은 국가들에 비해서 자궁경부암 발병률과 그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이 적었어요. 주기적으로 검진을 받고, 초기에 치료를 받는 것, 그리고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예방에 중요하다는 것을 여기서도 확인할 수 있죠.
다음 글에서는 자궁경부암 예방접종(HPV 백신)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 드릴게요. 그래서 도입부에 소개한 질문들, ‘자궁경부암 주사는 성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만 효과가 있는 걸까요?’ 등등에 대한 답은 다음 글에서 나와요. 다음 글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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