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이야기 2018.12.3.

질염 자세히 알기: 증상, 종류, 원인, 치료, 예방

질 분비물이 많아졌다
질 분비물의 색이 노랗거나 연한 녹색, 또는 연한 회백색 같은 색으로 변했다
질 분비물이 하얀 치즈나 두부같이 변했다
분비물에서 생선 비린내 같은 냄새가 난다
외음부가 가렵거나 화끈거린다
아랫배가 뻐근하거나 소변을 자주 보고, 소변볼 때마다 따끔따끔 통증이 있다

혹시 지금 이런 증상들을 겪고 있다면, 질염을 의심해보아야 해요.

  1. 질염이란?

    질염은 여성의 감기라고도 불릴 만큼 흔한 병입니다. 비염이 코에 생긴 염증이듯, 질염은 질에 생긴 염증이죠.
    질염이 의심된다면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아요.
    감기에 걸리면 병원에 가서 약을 처방받고 잘 먹고 잘 쉬고 잘 씻어줘야 하는 것처럼,
    질염에 걸리면 산부인과에 가서 약을 처방받고 잘 먹고 잘 쉬고 잘 씻어줘야 하는 거죠.

    감기나 비염에 걸렸을 때 누런 콧물이 나오거나 맑은 콧물이 줄줄 흐르고 여기저기 아픈 것처럼,
    질염에 걸리면 질의 분비물은 달라지고, 질이나 외음부가 가렵기도 하고, 통증도 있을 수 있어요.

    또, 감기에 걸렸는데 증상들을 무시하고 지내다가 병이 악화되면 폐렴까지 병이 발전하기도 하는 것처럼, 질염인데도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했다가 자궁내막, 나팔관, 또는 복강으로 염증이 퍼지게 되면 골반염으로 병이 악화될 수 있어요. 가려움이나 분비물의 변화 등 의심 증상이 있다면 ‘괜찮아지겠지’ 하면서 마냥 견디지 마시고 한 번쯤은 꼭 산부인과를 찾아가 보세요.

    쇄석위

    산부인과에 가면, 제일 먼저 그동안의 증상에 대해 문진을 해요. 기혼/미혼, 성 경험 여부, 초경 나이, 마지막 월경일, 마지막 성관계일 등 기본적인 정보들에 대한 질문들을 받게 되고 문진의 내용을 바탕으로 내진도 이뤄집니다. 하의를 완전히 탈의한 상태에서 병원에서 제공하는 검진용 치마를 입고 내진용 의자에 쇄석위로 앉으면, 질 안에 질경1)을 넣어 안쪽을 살피고, 필요하다면 질 내부의 분비물을 채취해서 분석검사를 해볼 수 있어요.

    질경

    질경은 산부인과 진료 시, 질벽이나 자궁 경부를 들여다보거나, 검체 수집, 질정 삽입 등의 목적으로 질에 삽입형으로 사용하는 기구입니다. 질 안으로 질경이 들어오면 조금 차가울 수는 있지만, 아프지는 않아요. 너무 놀라지 말아요!

    질경검사와 질경

    질염에 대한 기본적인 질 분비물 검사의 분석 결과는 보통 2~3일이면 나와요. 세균성 질염(Bacterial vaginosis)이 전체 질염의 40~50%로 가장 흔하고, 그다음으로 칸디다 질염(Vulvovaginal Candidasis)이 20~25%, 트리코모나스 질염(Trichomonas Vaginitis)이 15~20% 정도를 차지합니다. 그 밖에도 비감염성 질염과 성 매개 감염증인 클라미디아, 임질 감염 등이 있어요.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니까, 꼭 병원에 가서 전문의와 상담하시길 바랍니다. 증상이 있는데도 병원을 찾지 않고 자가진단 하에 질 세정제나 질정을 사용하다가 질염을 악화시키는 경우도 많아요.
    또, 배란기의 배란 점액으로 인한 분비물 증가 등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증상을 두고 질염이 아닐까 괜히 혼자 고민하는 경우도 허다해요. 걱정 말고 부끄러워 말고 산부인과를 방문해보세요. 정확한 진단과 함께 한 줌의 안심을 살 수도 있고, 반대로 뭔가 발견하게 된다면 빠른 치료로 큰 병을 막을 수 있어요.

  2. 질염의 종류, 종류별 증상과 치료 2.1. 세균성 질염

    맑고 옅은 회백색의 분비물이 많이 나오고, 분비물에서 생선 냄새가 난다면, 세균성 질염일 가능성이 높아요. 세균성 질염은 한 종류의 세균에 감염되어 발생한다기보다는 질 내 세균무리의 생태계 변화에 의해 발생합니다. 평소 건강한 질 내 세균무리의 90% 이상을 차지하던 유산균이 급격히 줄어들고, 1% 정도에 머무르던 혐기성 세균들이 1000배 이상 증식하게 되면서, 염증이 생기는 거예요. 이때, 이 세균들이 만들어내는 물질들의 성분은 생선비린내와 유사한 화학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비슷한 냄새가 날 수 있어요.

    생선 썩은 냄새와 트리메틸아민의 분자구조

    질에는 유산균을 포함해서 평균적으로 6가지 정도의 균들이 서로 균형을 이루면서 살고 있어요.
    이 정상균 무리로부터 만들어지는 여러 가지 물질들 덕분에 질 내부는 항상 pH 4.0 정도의 산성 환경으로 유지됩니다. 이러한 약산성 환경의 살균력 덕분에, 외부에서 다른 유해 세균이나 이물질이 들어와도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죠.

    그런데 높은 스트레스 수준과 피로, 과도한 질 세정, 질 내 pH 상승, 비위생 등의 이유로 균무리의 90%를 차지하던 유익균인 유산균들이 죽고, 질 내부 유해균들이 과도하게 증식하게 되면 세균성 질염의 증상을 나타내게 됩니다.
    항생제 등을 처방받아서 7일 정도 먹으면 나을 수 있고, 성관계에 의해 전염되지는 않기 때문에 성 파트너를 병원에 데려갈 필요는 없어요.

    유익균,유해균 → 전세 역전ㅠ

    2.2. 칸디다 질염

    질의 분비물이 하얀 치즈나 두부와 같은 양상을 띤다면 칸디다 질염을 의심해봐야 하는데, 냄새는 심하지 않지만, 그 대신 외음부가 매우 가려운 것이 칸디다 질염의 특징입니다. 외음부의 가려움증과 더불어 외음부가 타는 듯한 느낌으로 괴롭기도 합니다. 또는 요도가 따끔거리는 배뇨통이나 골반부 통증도 있을 수 있어요.
    칸디다는 기본적으로 곰팡이이기 때문에 덥고 습한 환경에서 가장 잘 자라요. 꽉 조이는 속옷이나 위생적이지 않고 축축한 상태로 방치된 외음부가 원인이 될 수 있죠. 이외에도 혈당 조절이 잘 안 되는 당뇨병 환자, 호르몬의 변화가 많은 임산부, 광범위 항생제를 장기간 복용하는 사람 등, 면역력이 낮아져 있는 사람에게서도 많이 발생합니다. 같은 이유에서 유아나 노인에게서도 감염이 나타나기 쉽고, 질 이외에도 구강(입 안), 식도, 손발톱 주변 등 피부와 점막에 주로 감염됩니다. 칸디다는 사람에게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균이지만, 우리 몸의 면역력이 떨어져 있으면 감염증을 일으키기도 하는 거예요.
    따라서 칸디다 질염의 경우, 질 분비물 검사에서 칸디다 진균 감염 사실이 확실하게 확인되었을 때에 한하여, 칸디다 진균 감염용 질정이나 연고를 사용하게 됩니다. 칸디다 감염이 아닌데 칸디다 진균에 대한 약을 써 봤자 소용이 없지 않겠어요?

    질정은 이렇게 생겼어요… 여섯 알 만원... 먹으면 안대여... 저기 흰 막대기는 어플리케이터...

    연고도 이렇게 그냥 연고… 안에 넣는 거 아니고 외음부에 바르는 거… 바르면 좀 덜 가려움…

    역시 성관계를 통해서 전염되지는 않으니까 성파트너와 함께 검사를 받을 필요는 없어요. 하지만 성교통이나 질 마름으로 인한 질벽 손상이 생길 수 있으니 치료 중 성관계는 권장하지 않습니다.

    일 년에 4회 이상 칸디다 진균감염이 생기는 경우, 재발성 칸디다 질염이라는 진단명과 함께 6개월 정도의 장기적인 치료를 받기도 해요. 주기적인 산부인과 방문과 질 내 소독, 장기 투약 등의 관리를 통해 칸디다 진균을 몰아내고자 하는 거죠.

    2.3. 트리코모나스 질염

    연녹색 또는 노란 빛을 띠면서 나쁜 냄새가 나는 묽고 거품 섞인 질 분비물이 많이 많이 나온다면 트리코모나스 원충 감염에 의한 질염을 의심해볼 수 있어요. 세균성 질염과 언뜻 비슷한 증상이죠? 트리코모나스 원충 감염의 경우 60%가 세균성 질염과 함께 온다고 해요. 트리코모나스 감염의 또 다른 증상으로 외음부와 질, 자궁경부에 붉은 반점이 생기거나 생식기가 붓는 경우도 있어요. 감염경로는 대부분 성관계에 의한 감염이지만, 드물게는 목욕 타올, 변기 등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습니다.
    트리코모나스 원충에 대한 항균제를 고용량으로 1회 먹거나 조금씩 나눠서 1주일 동안 먹으면 나을 수 있어요. 재감염률이 높기 때문에 치료 종료 3주 후에 한 번, 3개월 후에 한 번, 재검사를 통한 확인을 받아야 합니다. 재감염의 가장 흔한 원인은 치료되지 않은 성 배우자와의 성관계이기 때문에, 재감염되었다면 반드시! 성 파트너를 병원에 데려가서 같이 치료 받아야 해요.

    이 원충은 질 내부의 따뜻하고 습한 환경뿐만 아니라 젖은 수건이나 건조한 표면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 만큼 생명력이 강하고, 단 한 번의 성관계만으로도 70% 이상의 확률로 전염이 가능해요. 그 때문에 트리코모나스 감염이 확인되었을 때에는 본인과 성관계를 가졌던 모든 사람에게 본인의 감염 사실을 알리고 검사를 받아보도록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해요. 남성의 경우에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고요. 트리코모나스 질염 치료의 핵심은 뛰어난 약물이나 의사의 치료가 아니라 성 파트너와 함께 치료받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짧은 기간의 항생제 경구 투약만으로 쉽게 나을 수 있는 감염증임에도 불구하고 트리코모나스 질염의 재감염률은 매우 높은 편인데, 완치되지 않은 파트너와의 성관계가 재감염의 가장 주요한 원인입니다. 때문에, 치료가 끝나고 두 사람 모두 건강하다는 것을 확인받을 때까지 성관계 역시 금기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병을 주고받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고 이런 핑-퐁- 감염으로 인해 감염 기간이 길어지면 감염자의 몸에 있던 트리코모나스 원충은 사용된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획득하게 되거든요. 그럼 다음 단계의 항생제를 사용해야 하고, 치료 과정이 더 길고 어려워지게 되겠죠.

    핑퐁감염 안돼요

  3. 마치며: 질염 치료 그 후

    질염에 걸렸다면 치료를 위해 병원에 가는 것이 제일 우선이죠!
    하지만, 치료 이후 다시 질염에 걸리지 않도록 건강한 생활습관을 만들어 가는 것도 중요해요.
    질염의 치료는 항생제 몇 알이면 해결되는 간단한 일이지만, 다시 질염에 걸리지 않을 만큼 건강한 질의 체력을 길러 질염을 예방하는 일은, 꾸준함과 부지런함, 많은 시간과 관심, 애정 등이 요구되는 어려운 과제랍니다. 뻔하다면 뻔하지만, 몇 가지 힌트만 적어볼게요.

    3.1. 매일 유산균 한 알씩 챙겨 먹기

    일단, 건강한 질 내 환경을 조성하는 유익한 유산균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은 질염의 치료와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유산균이 포함된 캡슐을 ‘입으로’ 먹었을 뿐인데 어떻게 그 유산균이 위나 장이 아닌, 질에 작용한다는 걸까요? 질의 입구와 항문 사이에는 약 4cm 정도 되는 연결부위가 있는데요, 이곳을 ‘회음부’라고 해요. 유산균은 소화관을 따라 위, 장, 항문, 회음부를 거쳐 질과 자궁까지 죽지 않고 이동할 수 있어요.

    살아서 자궁까지

    이렇게 경구로 섭취했을 때 세균성 질염과 칸디다 질염에 대해 치료와 예방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유산균은 Lactobacillus acidophilus, Lactobacillus rhamnosus GR-1, Lactobacillus fermentum RC-14 등이 있어요. 질 건강을 위해 유산균을 구매하게 된다면 성분표에서 저 이름들을 확인해보세요. 흔히 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비피더스균Bifidobacterium 과는 다른 균이에요.

    3.2. 깨끗하게 씻기

    질과 외음부가 땀과 분비물, 혹은 혈액으로 인해 지저분한 상태로 방치된다면 질염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잘 씻는 것이 중요합니다.
    분비물이 많이 나오는 배란기나, 생리 전/후, 성관계 전/후, 운동 후, 덥고 습한 여름날 등, 땀과 분비물, 혈액 등으로 외음부가 더러워졌다면 깨끗하게 씻어주세요.
    물로 씻을 수도 있고, 여성 청결제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때 중요한 것은 질 내부를 씻으면 안 된다는 거예요. 질 내부를 씻어내기 위한 제품으로는 질 세정제가 따로 출시되어있어요.
    여성청결제는 다르게 말해서 ‘외음부 세정제’입니다. 말 그대로 외음부를 씻기 위한 물건이죠. 클렌징폼으로 얼굴을 세안하듯이, 샴푸로 머리를 감듯이, 여성청결제로 외음부를 닦아주면 되는 거죠. 그런데 이런 제품들은 흔하게 이너 워시, 이너 클렌저 등으로 이름이 붙여져 있어서 이걸로 질의 안쪽을 씻어야 한다는 오해가 발생하는 것 같아요. 클렌징폼으로 가글을 하거나 콧속을 닦아내지는 않듯이, 질 내부 점막을 여성청결제로 닦아내려고 하지 마세요. 그건 오히려 질 내부의 정상 세균 균형을 깨뜨리고 감염위험을 높이는 지름길입니다.

    3.3. 편한 옷 입기

    꽉 조이는 하의나 속옷은 외음부와 질 입구를 세균이나 곰팡이가 자라기 좋은, 따뜻하고 습한 환경으로 만들어요. 통풍도 어려워져서, 스키니진을 입은 여성의 Y존은 혐기성 세균이 좋아하는 조건들을 두루두루 충족하는 공간이 되죠. 지금 질염으로 고생하고 있다면 헐렁한 바지나 통 넓은 치마를 입고, 편안한 면 팬티와 함께 아래도 좀 숨을 쉬게 해줄 필요가 있어요.

    3.4. No condom, No sex!

    콘돔을 사용하는 것은 피임을 위해서도 중요하지만, 성 매개 전염병의 예방을 위해서도 중요합니다. 콘돔은 피임만을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 모두의 건강을 위한 것임을 기억해요.

    3.5. 스트레스 안 받기?

    너무 당연하지만, 너무 어려운 일이지요. 스트레스 수준을 조절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것, 그리고 적절한 운동과 과일 섭취, 충분한 수면… 절주, 금연... 건강한 생활습관이라는 것 자체가 그런 것 같아요. 이상과 현실의 괴리랄까. 하지만 작은 항목 하나라도 내가 실천할 수 있는 것 하나 정도만 목표로 삼아서 조금씩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1. 질경 : 질경은 산부인과 진료 시, 질벽이나 자궁 경부를 들여다보거나, 검체 수집, 질정 삽입 등의 목적으로 질에 삽입형으로 사용하는 기구입니다. 질 안으로 질경이 들어오면 조금 차가울 수는 있지만, 아프지는 않아요. 너무 놀라지 말아요!
References
  • Bastani, P., A. Homayouni, S. Ziyadi, and V. G. Tabrizian (2012) Dairy probiotic foods and bacterial vaginosis: A review on mechanism of action. pp. 445-456. In: E.C. Rigobelo (ed.). Probiotics. Intech, USA.
  • Reid G, Bruce AW, Fraser N, Heinemann C, Owen J, Henning B. Oral probiotics can resolve urogenital infections. FEMS Immunol Med Microbiol 2001;30:4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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