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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월경통은 어떤 모습일까

2020.3.17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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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오늘날의 의료계는 그야말로 최첨단이라고 할 수 있는 기술들이 넘쳐나는 분야입니다. 온갖 난치병의 해결법이 발견되었고,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죠. 그런데 어째서 우리는 아직도, 인구의 절반가량이 한 달에 한 번씩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통증을 두고 '월경 때는 어느 정도 아픈 게 정상'이라고 해야 하는 걸까요?

      "정상이라고? 월경 때 하나도 안 아프고 지나간다는 사람도 있는데, 왜 나는 안 아프면 안 되는 거야?" 같은 원망들을 허공에 던질 뿐 제대로 된 메아리조차 돌려받기 어려운 상황이 지겨웠습니다. 그래서 지금 여기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해보기로 했어요.

      우리의 월경통에 대해 질문하고, 월경통과 관련된 또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보기로. 우리가 겪고 있는 월경통의 모습에 대해 다시 한번 서로에게 묻고, 각자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월경인들의 지혜와 목소리를 모아보았습니다.

      막상 질문하려고 보니, 궁금한 것이 너무 많았어요. 욕심 때문에 설문이 너무 길고 장황한 건 아닐까 걱정도 하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설문 응답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시작할 때는, 300개의 응답만 모여도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설문을 공개하자마자 월경인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며 한 달도 안 돼 천 개가 넘는 응답이 수집되었습니다. 정말 많은 사람이 그만큼 이 문제에 관심이 있고 궁금해한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 계기였어요.

      그래서 조금 더 힘을 냈습니다. 보내주신 응답들을 하나하나 읽고, 전문가의 코치를 받아 가며 데이터를 정리했어요. 특정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변수들을 통제하며 설계된 설문조사는 아니기 때문에 대략적인 경향을 보는 정도이지만, 적어도 우리끼리의 이야기를 시작할 재료는 될 수 있을 거예요.

      ▪️조사기관: (주)해피문데이
      ▪️조사기간: 2020.1.2. ~ 2020.1.31.
      ▪️조사방법: Google Survey
      ▪️조사대상: 월경통이라는 주제에 관심이 있는 월경인 1,131명1)

      월경인 1,131명

    1. 얼마나, 어떻게, 언제 아픈가요?
    2. 일반적으로 통증을 평가하는 기준에는 통증의 정도, 양상, 위치, 기간 등이 있어요. 이번 조사에서는 월경통이라는 특수성을 반영하여 통증의 정도와 양상, 그리고 통증이 가장 심하게 나타나는 시기를 질문했습니다.

      월경통 점수

      '그 정도는 정상'이라는 말과 함께 우리가 매달 마주하고 있는 통증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요? 월경통이 각자의 일상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에 따라 10점 만점 기준으로 0점, 2점, 4점, 6점, 8점, 10점의 월경통 점수를 매겨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통증이라는 것은 각자의 감각이기 때문에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객관적인 측정에 무리하게 도전하기보다는 참고할 만한 기준을 드리고 자유롭게 답변을 받았어요.

      나의 월경통은 보통 이 정도 수준이다

      그 결과, 일상적인 활동이 크게 방해받는 수준(6점)의 월경통을 겪는 사람이 가장(34.8%) 많았고, 일상적인 활동을 하기에 불편한 수준(4점)의 월경통을 겪는 사람이 두 번째로(26.5%) 많았습니다.

      저도 모르게 저와 비슷한 사람(4점)이 가장 많지 않을까 기대했습니다만, 6점 이상, 그러니까 적어도 그냥 참을만한 통증이 아니라 일상을 저해하는 꽤 심각한 월경통을 겪는 사람이 전체의 절반 이상으로 나타났어요.

      월경통 점수가 자궁 관련 질병 경험과 어떤 상관관계를 나타내는지도 살펴봤어요. 그 결과, 2점 이하(월경통이 없거나, 일상적인 활동이 조금 불편한 수준)의 월경통을 겪는 사람은 자궁과 관련된 질병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게(13.6%) 나타났지만, 8점 이상(일상적인 활동이 전혀 불가능한 수준 이상)의 월경통을 겪는 사람들은 자궁 관련 질병을 경험한 사람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26.7%) 편이었습니다.

      월경통 점수에 따른, 자궁 관련 질병 경험

      사실 월경통과 자궁 관련 질병 경험의 상관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월경통이 심한 사람은 자궁과 관련된 질병이 있을 수 있으니 병원에 가보라는 말이 다른 한 편으로는 자궁과 관련된 질병이 있는 사람만이 병원에 가서 어떤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는 이야기처럼 느껴질까 봐 걱정이 되기도 해요.

      자궁과 관련된 질병이 발견된다면 월경통의 원인을 조금 더 쉽게 추적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취할 수 있는 조치가 명확해지는 편이기는 해요. 자궁 관련 질병이 원인이 되는 ‘이차성 월경통'의 경우, 원인 질병의 치료가 월경통을 해결해주기도 하죠.

      하지만 건강이란, ‘장애나 질병이 없는 상태’보다는 ‘나의 일상을 온전히 운영할 수 있는 상태'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검사 결과 자궁과 관련된 질병을 찾을 수 없었다고 해도, 여전히 의료진을 만날 이유는 충분해요. 이 증상으로 인해 나의 일상이 얼마나 방해받고 있는지를 중심에 두고, 나의 건강한 일상을 회복할 방법에 대해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해 보세요.

      월경통의 양상

      통증의 양상이란 어떤 식으로 아픈가에 대한 질문이에요. 통증의 종류라고 하면 완전히 정확하진 않지만 이해가 조금 더 쉬울 수 있겠네요. 월경통에는 흔히 밑이 빠지는 것 같다, 쥐어짜는 것 같다 등의 표현을 많이 쓰죠. 일단 선택지로는 움켜쥐듯 쥐어짜는 통증, 둔하게 욱신거리거나 뻐근한 통증, 뾰족하게 콕콕 찌르는 통증, 날카롭게 찢어지는 통증 이렇게 네 가지를 제공했습니다.

      각각 자궁 수축 등에 따른 근육 경련에 의한 통증, 허리를 포함한 골반부 전반에 느껴지는 뻐근하거나 둔한 동통, 옆구리 등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짧은 통증, 좁은 부위에 짧지만 아주 선명하게 나타나는 통증 등을 대표하는 묘사라고 생각하여 선택했어요. 그와 동시에 겨우 몇 개의 선택지로 모든 월경통의 양상을 포괄한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기타 답변을 주관식으로 열어두었습니다.

      내 월경통의 양상은

      결과를 보면, '움켜쥐듯 쥐어짜는 통증'이라는 응답이 약 68%로 가장 많았고, '둔하게 욱신거리거나 뻐근한 통증’이라는 응답이 53.9%로 그 뒤를 따랐습니다.

      그리고 예상대로, 주관식 기타 답변을 통해 아주 다양한 통증들이 등장했습니다. 밑이 빠지는 것 같다로 시작해서, 칼로 베는 것 같다, 찌르는 것 같다, 자궁 안을 긁는 느낌, 코끼리가 허리 위로 지나가는 느낌, 자궁을 레몬즙 짜듯 눌러 짜는 느낌, 허리를 슬근슬근 썰어내는 느낌 등 통증을 나타낼 수 있는 온갖 표현들이 총동원된 실감 나는 묘사들을 볼 수 있었어요.

      하복부 및 골반부의 통증 이외에도, 혈액 순환이 잘 안 되는 느낌, 부종, 설사, 구토, 두통 등에 대한 응답들도 있었습니다. 천 명이 넘는 월경인들이 겪은 월경통의 온갖 괴로움을 온전히 표현하려면 사실 천 일을 밤새워 이야기해도 턱없이 모자랄 거예요. 답변을 정리하면서 응답자분들의 엄청난 표현력에 감탄함과 동시에, 어떤 통증인지 너무 잘 알 것 같아서 팔에 오소소 소름이 돋기도 했어요.

      결론적으로, 대부분의 월경인이 '움켜쥐듯 쥐어짜는' 월경통을 겪는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일차성 월경통의 근본 원인으로 알려진 '월경 현상 자체', 즉 자궁의 수축과 관련된 통증이 가장 높은 비율로 선택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 것 같아요.

      월경통이 가장 심한 시기

      저는 월경 기간 내내 똑같이 쭉 아프기보다는, 월경 첫날부터 통증이 시작되고 가장 심하게 아팠다가, 둘째 날쯤부터 괜찮아지곤 하는데요. 다른 분들은 어떤지 궁금했어요. 월경 기간 내내 아프거나, 월경 전, 후에도 아픈 것은 병원에 가 볼 만한 증상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그런 부분도 확인하고 싶었죠.

      월경통이 가장 심한 시기는?

      조사 결과, 전반적으로는 월경통이 가장 심한 시기로 '월경 시작 첫날(74.8%)'을 선택한 사람이 제일 많았어요. ‘월경 중(35.3%)’을 선택한 사람이 두 번째로 많았죠. 예상했던 대로, 월경통은 주로 월경 기간의 초반에 나타난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어요.

      또한, 시기를 중복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열어두고 월경 초반 이외에도 통증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함께 체크해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에 ‘월경 시작 전’이나 ‘월경 마지막 날’, ‘월경 종료 후’와 같이 일반적으로는 월경통이 잘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시기에도 월경통을 겪는 경우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는데요.

      월경통이 나타나는 시기가 비전형적인 경우

      월경 초반(월경 시작 첫날, 월경 중)만 선택한 사람과, 그 이외의 시기(월경 시작 전, 월경 마지막 날, 월경 직후)도 선택한 사람으로 나누어서 다시 한번 분석해보았더니, 월경 초반 이외의 시기도 선택한 사람이 전체의 30.4%로 적지 않게 나타났어요.

      그래서 이 시기에 나타나는 통증의 의미를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월경 전이나 월경 후기(월경 마지막 날, 월경 직후)의 통증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봤어요.

      월경 전후 통증 여부에 따른 월경통 점수

      월경 전이나 월경 후기의 통증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 것들로는 월경통 점수와 자궁 관련 질병 경험이 있었어요. 월경 후기 통증이 있는 사람은 월경 후기에 통증이 없는 사람에 비해 월경통이 좀 더 심한 편이었습니다.

      월경 전후 통증 여부에 따른 자궁 관련 질병 경험 여부

      자궁과 관련된 질병을 경험한 사람의 비율은 평균적으로 전체의 18% 정도였지만, 월경 전이나 월경 후기의 통증이 있는 경우에는 약 24%~27%까지 그 비율이 올라갔어요. 따라서 월경통이 너무 오래 지속되거나 월경이 끝나가는 시점에 오히려 심하게 찾아온다면, 역시 한 번쯤은 '다른 월경인들은 안 그렇대' 류의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고 느껴진다면, 몇 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를 서로 비교해보는 방법도 있어요. 그러려면 역시 월경을 꾸준히 꼬박꼬박 기록해 두는 것이 중요해요. 월경이 갑자기 달라진 걸 알아차리고 ‘야 너 왜 그러니’ 하고 궁금해할 수만 있어도, 겁도 덜 나고 나 자신을 좀 더 잘 아는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월경통으로 인해 일상이 무너지는 경험을 하고 있다면, 월경의 시작과 끝 이외에도 월경통이 언제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대해 기록해 보세요. 어떻게 하면 나의 건강한 일상을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할 때 좋은 재료가 되어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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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결론
      소결론1

      종합하면, 월경통은 "일상적인 활동을 크게 방해하는 수준(6점)의 움켜쥐듯 쥐어짜는 경련성 통증으로, 월경 시작 첫날에 가장 심하게 나타나"고 있었어요. 어때요? 본인의 월경통과 비슷한가요? 저는 일상이 불편해지는 수준(4점)의 둔하게 욱신거리거나 뻐근한 통증이 월경 첫날 나타나는 편이라서, 비슷하기도 다르기도 하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3. 그래서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요?
    4. 앞서 1,131명의 월경인들이 언제 얼마나 어떤 식으로 아픈지 살펴보았어요. 그럼 지금부터는 그중에서도 월경통이 없다고 답한 41명을 제외하고, 월경통이 있다고 답한 1,090명이 월경통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를 볼게요. 제 경우를 먼저 이야기해드리자면 보통 4점짜리 월경통을 극복하기 위해 월경이 시작된 시점부터 이부프로펜을 챙겨 먹어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나는 월경통에 대처하기 위해 진통제를 먹는다/먹지 않는다

      전체 응답자의 84.4%가 월경통에 대처하기 위해 '진통제를 먹는다'라고 답변했어요. 압도적인 결과에 적잖이 놀랐습니다. 월경통에 진통제를 먹는 것은 모범적인 대처법이지만,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모범적으로’ 진통제를 사용하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월경통에 진통제를 먹지 않는 사람들

      하지만 이 모범적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10대의 진통제 복용률은 62.4%로, 전체 평균 복용률 84.4%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이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평균적으로는 진통제를 먹지 않는 사람이 15.6% 정도지만, 10대의 경우에는 37.6% 나 된다는 뜻이죠.

      10대의 진통제 복용률과 먹지 않는 이유

      이쯤에서 대한민국 성교육의 문제점 같은 것을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진통제를 먹지 않는다고 답한 10대의 대부분(44.8%)은 그 이유가 '참을만하기 때문’이라고 답했어요. 진통제를 먹지 않는다고 답한 다른 사람들의 이유도 크게 다르지 않았죠.

      진통제 복용률과 먹지 않는 이유

      10대뿐만 아니라, 진통제를 먹지 않는 사람들의 이유는 '통증이 심하지 않아 참을만하다'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약에 대한 의존성이 생길까 걱정된다'라는 의견은 그다음이었어요.

      진통제를 먹지 않는 사람들의 월경통

      그럼, 여기서 참을만하다는 통증은 어느정도일까 궁금해지지 않나요? 월경통에 대해 진통제를 먹지 않는다고 응답한 사람들의 월경통 점수를 살펴보면, 정말로 2~4점, 즉 일상적인 활동을 하기에 ‘불편한' 수준 이하의 월경통을 겪는 사람들이 훨씬 많게 나타났어요. 그렇다면, 월경통 점수에 따라 진통제를 복용하지 않는 이유가 달라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월경통 점수에 따른, 진통제를 먹지 않는 이유

      월경통이 심하지 않은 사람들(4점 이하)의 경우에는 진통제를 먹지 않는 이유로 '통증이 심하지 않아 참을만하다(54.9%)’를 가장 많이 꼽았지만, 월경통이 심한 사람들(6점 이상) 사이에서는 ‘약에 의존하게 될 것 같다(48.7%)’는 응답이 더 많았습니다.

      월경통이 심한 사람들이 진통제를 먹지 않는 또 다른 이유로는 ‘먹어도 큰 효과가 없다’는 답변도 27.0%를 차지해, 전체 평균(12.9%)이나 월경통이 심하지 않은 사람들(9.0%)보다 훨씬 그 비율이 높았어요. 반면, ‘통증이 심하지 않아 참을만하다’는 응답은 8.1%에 그쳤습니다.

      월경통에 약을 먹지 않는 이유를 여러 집단 별로 따져보다 보니, 해피문데이 회원들의 이유는 무엇일까 궁금해졌습니다. 똑같이 월경통에 약을 먹지 않는 선택을 했다면, 해피문데이 회원분들의 이유는 무엇이고 비회원분들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비교하며 살펴보았습니다.

      해피문데이 회원 여부에 따른 진통제 안 먹는 이유

      진통제를 먹지 않는다고 답한 해피문데이 회원의 경우, 53.9%가 약을 먹지 않는 이유로 '통증이 심하지 않아 참을만하'기 때문이라고 응답했습니다. 비회원의 경우에는 같은 응답이 39.1%를 차지했던 것에 비하면 훨씬 높은 비율이라고 볼 수 있죠.

      반대로, 월경통에 진통제를 먹지 않는 해피문데이 회원의 32.3%가 ‘약에 대한 의존성이 생길까 걱정된다’는 응답을 선택해, 진통제를 먹지 않는 비회원의 45.7%가 같은 이유를 선택한 것에 비하여 낮은 비율을 보였습니다.

      즉, 해피문데이 회원분들이 월경통에 대해 약을 먹지 않는 이유는 단지 월경통이 심하지 않아서라는 걸 알 수 있었어요. 적어도 진통제 의존성에 대한 걱정은 조금 내려놓고 계신 것도 알 수 있었죠. 그동안 아프면 참지 말고 약을 드세요!, 진통제, 내성 안 생겨요라고 열심히 외쳐온 해피문데이 입장에서는 조금 뿌듯하기도 했어요 :)


      월경통에 진통제를 먹는 사람들

      지금까지는 약을 먹지 않는 사람들과 그 이유를 살펴보았는데요, 그럼 반대로 진통제를 특별히 더 잘 챙겨 먹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었을까요?

      진통제 복용률이 특히 높은 집단

      월경통이 일상을 크게 방해하는 수준(6점) 이상으로 심하거나, 날카롭게 찢어지는 통증을 겪거나, 월경 마지막 날이나 월경이 끝난 후에도 통증이 있는 사람들의 진통제 복용률은 모두 90% 이상이었어요.

      월경통 점수에 따른 진통제 복용률

      특히 월경통 점수에 따른 진통제 복용률의 변화를 보면, 월경통 점수 2점에서부터 8점까지는 월경통 점수에 비례하여 복용률이 점점 높아지는 걸 볼 수 있어요. 월경통 점수가 8점일 때 95.7%로 가장 높다가 10점일 때 조금 떨어지지만, 그 역시 여전히 91.8%로 매우 높아요. 따라서, 월경통으로 인한 불편함이 일상을 크게 방해하는 수준이거나, 예외적인 통증 양상, 기간 등을 경험하는 사람들일수록 진통제를 잘 챙겨 먹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월경 때마다 매번 심각한 월경통을 겪고 있다면 통증이 나타나기 전에 '예방적 진통제 복용'을 해보는 것도 방법이에요. 월경이 시작되면 바로 약을 먹는 것인데요, 월경통을 유발하는 물질인 프로스타글란딘이 분비되기 전에 약을 먹음으로써 분비를 방해하는 원리랍니다. 월경통에 대해 이런 방법으로 대처하고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요?

      진통제를 처음 먹는 시점

      ‘통증이 시작된 순간(36.5%)’ 진통제를 먹는다고 한 사람이 가장 많았어요. 아프면 약을 먹는 가장 일반적인 복용 방식이죠. 그리고 ‘통증을 1~2시간 참아보는 사람들(23.5%)’보다는 ‘월경 시작을 알게 된 순간(30.2%)’ 약을 미리 먹는 사람들이 더 많았어요.

      월경 예정일(5.9%)이나 월경 시작 시(30.2%), 즉 통증이 나타나기 전에 예방적으로 진통제를 미리 먹는 사람들은 합하여 36.1%로, 일반적인 방식(통증이 시작된 순간, 36.5%)으로 진통제를 먹는 사람들과 거의 맞먹는 비율을 나타냈어요. 결과적으로, 통증을 참지 않고 약을 먹는 사람은 전체의 72.6%에 달했습니다. 아주 모범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진통제 복용 행태에 다시 한번 놀랐어요.

      그렇다면 앞서 진통제 복용률이 특히 더 높았던 세 집단, 즉 월경통이 심하거나, 날카롭게 찢어지는 통증을 겪거나, 월경 후기에 통증이 있는 사람들의 진통제 복용 시점은 어땠을까요?

      예방적 진통제 복용률

      월경통이 심한 사람, 날카로운 통증을 겪는 사람들은 45%~50% 정도가 통증이 나타나기 전에 진통제를 먹는다고 답했습니다. 뾰족하게 콕콕 찌르는 통증을 겪는 사람들도 미리 진통제를 먹는 사람이 43.1%로 꽤 많았어요. 하지만, 월경 후기에 통증을 경험하는 사람 중에서 진통제를 미리 먹는 사람의 비율은 36.3%로, 전체 평균인 36.1%와 유사했습니다.

      진통제 복용 여부와 비슷하게, 월경통으로 인한 불편함이 일상을 크게 방해하는 수준이거나, 날카로운 통증처럼 예외적인 통증 양상을 경험하는 사람들일수록 진통제를 “미리” 챙겨 먹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하지만 통증이 나타나는 시기는 진통제 복용 시기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열심히 챙겨 먹은 진통제는 얼마나 효과가 있었을까요? 진통제 복용 후의 통증 점수를 월경통 점수를 받았던 방식과 유사하게, 일상생활에 영향을 끼치는 정도를 기준으로 10점 만점에 0점, 2점, 4점, 6점, 8점, 10점 중 한 가지를 선택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진통제를 복용하면 나의 월경통은 '이 정도'수준이 된다

      진통제를 복용한 후의 통증 점수는 기존 월경통 점수에 비해 확실히 낮아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진통제 복용 후에도 8점 이상의 통증을 겪는다고 응답한 사람은 진통제 복용자 920명 중 단 8명(8점 6명, 10점 2명)으로 매우 적었어요.

      하지만 복용 후 점수가 4점이라고 하더라도, 기존 점수 역시 4점이었다면 진통제는 아무 효과가 없었다고 보아야겠죠. 그래서 진통제 복용 후 통증 점수와 기존 월경통 점수를 비교하여 효과 여부를 나눠보았어요.

      진통제 효과 여부 판단 기준

      진통제의 효과 여부 판단 기준

      일단 통증의 감소 폭과 관계없이 진통제 복용 후 점수가 2점(월경통으로 인해 일상적인 활동이 조금 불편한 수준) 이하로 떨어진 경우를 진통제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하지만 최초 점수가 10점과 8점, 즉 일상 생활이 전혀 불가능한 수준 이상인 경우에는 복용 전 통증이 상당했기 때문에 진통제 복용 후 점수가 4점(일상적인 활동이 불편한 수준)까지만 도달해도 진통제의 효과를 본 것으로 인정했습니다. 진통제 복용 후 점수 6점(일상적인 활동에 크게 방해되는 수준) 이상은 앞서 이야기한 "일상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가?"라는 기준에 의해, 모두 진통제 효과가 없는 것으로 보았어요.

      그 결과, 진통제 복용 전후로 통증이 50% 이상 감소해야만 효과가 있다고 보는 다소 엄격한 기준2)을 적용했는데도 진통제를 복용하는 사람의 80%가 통증 감소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어요. 월경통이 있다면, 진통제는 역시 분명하고 확실한 대처법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다소 엄격한 기준

      월경통 점수나 월경통의 양상 등에 따라 진통제의 효과가 달라지는지도 살펴보았는데요. 이번에도 월경통이 심한 사람과 날카롭게 찢어지는 통증을 겪는 사람들은 전체 평균과 조금 다른 경향을 보였습니다. 이 그룹의 진통제 효과는 약 70% 정도에 머물러, 전체 평균인 80%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어요.

      월경통 점수와 양상에 따른 진통제의 효과

      그렇다면, 효과가 좋은 진통제 성분이 따로 있진 않을까요? 각자 본인에게 더 잘 듣는다고 느끼는 진통제 성분이 따로 있는지도 물어보았습니다. 하지만 이 질문에 대한 응답은 성분별 실제 효과라고 해석하기보다는, 각 진통제 성분에 대한 월경인들의 선호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진통제 성분별 효과를 정말로 따져보려면 좀 더 구체적이고 엄밀하게 설계된 설문조사가 필요해요. 이것은 학계의 전문 인력과 연구자 선생님들에게 맡기는 것으로 ;ㅅ ;)

      나에게 잘 듣는 진통제 성분이 있다면?

      월경통에 진통제를 먹는 사람 중에서는 '이부프로펜(37.9%)' 성분이 포함된 진통제가 잘 듣는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 '아세트아미노펜(31.1%)'과, '나프록센(24.0%)' 성분이 잘 듣는다는 응답이 많았습니다.

      우리가 가장 많이 선택한 월경통의 양상은 '움켜쥐듯 쥐어짜는 통증'이었죠. 이런 경련성 통증에는 일반 소염진통제와 함께, 진경제를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어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진경제'를 선택한 사람들은 약 5% 정도밖에 되지 않았어요.

      선호하는 진통제 성분에 따른 월경통 점수의 분포 변화

      약 5% 정도밖에 되지 않는 '진경제를 선택한 응답자'들은 특히 월경통 점수가 높은 경향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들은 월경통이 심한 만큼, 어떤 약이 월경통에 효과가 좋다고 하는지 월경통과 관련된 약의 성분들에 대해 찾아보고 선택했을 가능성이 있어요.

      해피문데이에서도 이전에 진통제로 사용되는 약들에 대한 글을 발행했었는데요. 그중에서도 특히 약손언니의 진통제(성분편)에서는 진통제에 들어가는 다양한 성분들의 특징과 원리 등에 대해 쉽고 자세한 설명을 보실 수 있어요. 진통제, 자세히 알고 먹어야겠다 싶은 분들은 읽어보시면 나에게 필요한 진통제를 찾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진경제와는 반대로 '아세트아미노펜'을 선택한 응답자들은 월경통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어요. 아세트아미노펜은 '타이레놀'의 주성분인데요. 통증이 심하지 않은 사람들은 아무래도 가장 널리 알려져 있고 어디서나 구하기 쉬운 진통제를 많이 선택하고 있는 것 같아요.

      앞서 월경통이 심하고, 날카롭게 찢어지는 통증을 가진 사람들은 진통제 복용률이 높고 진통제 복용 시점도 빨랐는데요. 월경통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으로 보이는 이 그룹의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나프록센이나 진경제를 많이 선택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나프록센의 시판 제품명으로는 낙센, 탁센, 이지엔6 스트롱 등이 있어요. 이부프로펜이나 덱시부프로펜보다 위장장애(속쓰림 등) 부작용이 심한 편이지만 그만큼 진통 효과가 더 좋은 편이기 때문에, 다른 약을 먹고 효과가 없다면 시도해볼 만한 약이지요.

      진통제 이외의 대처법
      진통제 이외의 월경통 대처법이 있다면?

      월경통을 완화하기 위한 대처법으로는 '핫팩이나 뜨거운 물주머니 등을 활용하여 온찜질을 한다(61.9%)'고 답변한 사람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따뜻하게 해놓고 잠을 잔다(47.5%)', '따뜻한 차를 마신다(24.6%)'와 같이 주로 몸을 따뜻하게 한다는 응답이 많았어요.

      나이대별 달달한 음식 대처 선택 비율

      몸을 따뜻하게 하는 방법들 이외에는 '달달한 음식을 먹는다(17.52%)’는 응답이 가장 많았는데요. 특히 이 방법은 나이가 어린 사람들에게서 좀 더 많이 선택받는 경향이 있었어요. 10대의 20.8%, 20대의 20.4%가 이 방법을 선택했지만, 50대의 경우 4.4% 만이 이 방법을 선택했죠.

      월경통 점수, 양상, 시기에 따른 의료기관 방문 대처법 선택 비율

      진통제 복용률이 90% 이상으로 높았던 세 집단(월경통이 심한 사람들, 날카롭게 찢어지는 통증을 겪는 사람들, 월경 후기 통증이 있는 사람들)은 진통제 이외의 대처법에서도 남달랐습니다. 이 세 집단에서는 ‘병원이나 한의원 등 의료기관을 찾는다’는 답변이 약 13%~18%로 나타나 평균인 5.5%보다 훨씬 많았어요. 이 그룹은 진통제도 잘 먹고, 병원도 열심히 가는 편이네요!

      소결론
      소결론2-1

      전반적으로 우리는, 월경통에 대해 진통제를 안 먹기보다는 먹는 편을 선택하고 있고, 진통제를 처음 먹는 시점은 월경통이 시작된 이후입니다. 진통제를 복용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월경통이 50% 이상 감소하는 효과를 경험하며, 진통제를 복용한 이후의 통증 수준은 일상적인 활동을 하기에 조금 불편한 수준입니다. 진통제 복용 이외에는 핫팩을 이용한 온찜질을 하거나 따뜻한 차를 마시는 등, 몸을 따뜻하게 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어요.

      소결론2-2

      하지만, 월경통이 심하거나, 날카롭게 찢어지는 통증을 겪거나, 월경 후기에 통증이 있는 사람들은 월경통 대처법에 있어서 다른 사람들과 눈에 띄게 다른 모습을 보여줬어요. 좀 더 적극적인 방향으로 말이죠. 이 사람들은 다른 그룹에 비해 진통제를 복용하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고, 진경제나 나프록센 성분의 진통제를 선호하며, 진통제를 미리 먹는 편입니다. 또한 통증에 대처하기 위해 의료기관을 찾아가는 비율도 높아요.

    5. 마무리하며
    6.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제가 얻은 결론은 이렇습니다.

      월경통으로 인한 괴로움이 큰 사람이 진통제도 먹지 않고 병원에도 가지 않으면서 혼자 끙끙 앓는 모습은 이제 현실과는 조금 맞지 않는 그림이라고 볼 수 있겠다.

      마찬가지로, 아프면 참지 말고 약을 먹자는 메시지도 이제는 어느 정도 상식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음, 그렇다면 이제는 아플 때는 어떤 약을 먹으면 좋을지, 아파서 병원에 가면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등에 대한 이야기들을 할 수 있겠다.

      물론 설문조사를 하고 그 결과에 대해 글을 쓴다고 해서 마법처럼 갑자기 월경통에 대한 해법이 짠- 하고 나타나는 건 아니죠. 하지만 모두의 일상을 지켜주는 작고도 중요한 힘은 결국 함께 모여 나누는 이야기와 서로에 대한 애정어린 관심에서 나오는 것 아닐까요?

      월경통에 대한 서로의 궁금증과 사소한 관심들을 모아놓으면 어떻게든 누군가에게 가 닿는 힘이 될지도 모르니까, 하는 마음을 담아 만든 이번 리포트가 수많은 월경인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인지함으로써 서로의 힘이 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글을 맺습니다. 감사합니다.

      1. 설문응답자 특성 : 나이- 10대 7.16% / 20대 44.21% / 30대 29.89% / 40대 13.62% / 50대 2.03%, 해피문데이 회원 여부- 비회원 55.8% / 회원 43.8%, 임신⋅출산력- 임신⋅출산 경험 없음 83.1% / 임신⋅출산 경험 있음 16.27%, 자궁 관련 질병 경험 및 질병의 종류 - 없음⋅모름 80.37% / 있음 18.21% (자궁근종 약 45% , 다낭성 난소 증후군 약 30%)
      2. 다소 엄격한 기준 : 조금이라도 통증 점수가 감소한 모든 경우를 효과 있음으로 본다면 진통제를 복용하는 사람의 93.7%가 통증 감소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연구 목적으로 본 설문조사의 상세 데이터를 보고 싶으신 분은 help@happymoonday.com을 통해 열람 신청을 해주세요. 여성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해피문데이도 함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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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뭉근하게 끓인 토마토 수프를 좋아해요. 해피문데이에서 일해요. 모두의 월경과 일상이 좀 더 쉽고 당연하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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