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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생각보다 흔한 호르몬 질환1)입니다. 다낭성(Polycystic) 난소(Ovary) 증후군(Syndrome)을 줄여서 PCOS라고도 해요. 지금부터 이 글에서는 약어(PCOS)를 사용할게요. 생물학적 여성 7명 중 1명은 PCOS를 가지고 있으며, 그 원인으로는 가족력(유전), 태아기의 호르몬 증가, 생활 습관 등이 알려져 있어요.
PCOS로 인해 경험할 수 있는 증상으로는 불규칙한 월경 (21일 이하 또는 45일 이상의 월경 주기), 다모증(얼굴, 배, 등에 털이 많이 자람), 탈모 (두피 위쪽, 중앙부), 매우 심각한 여드름, 체중 증가, 정서적 불안정(우울, 불안 등) 등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난임, 당뇨의 조기 발병 위험성 증가, 불안정한 성 건강, 낮은 자아 존중감, 부정적인 신체상 (poor body image), 삶의 질 저하 등의 불편을 겪을 수 있어요.
하지만 PCOS의 모든 증상은 사람마다 제각기 다르게 나타나요. 월경전증후군(Premenstrual Syndrome, PMS)이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것처럼 말이죠. 또, PCOS의 증상은 오랫동안 긴 기간에 걸쳐 나타나고 시간이 흐르면서 달라지기도 해요. 각자의 생애주기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이유죠. PCOS의 증상은 인종에 따라서도 다를 수 있는데, 한국과 같은 동아시아 여성들은 증상이 경미한 편이어서 아주 심각한 비만 증세나 다모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드물다고 해요.
이처럼 PCOS는 사람에 따라, 또는 그 사람의 현재 생애주기에 따라, 심지어는 인종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며 삶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도 제각기이기 때문에, 각자의 상황에 맞춰 치료 방향이나 방법이 달라져야 해요. 즉, 모든 사람의 PCOS에 동일하게 작용하는 약이나 치료법이 현재로서는 없다는 뜻이에요. 만약 내가 PCOS를 가지고 있다면, PCOS에 대해 가능한 한 많이 배워서 내게 나타나는 증상들을 관리할 방법을 내 손에 제대로 쥐는 것이 필요한 이유죠.
PCOS는 병의 원인이 아직 명확하지 않고, 증상 또한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아직 그 진단기준에도 논란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1990년 NICHD2), 2003년 ESHRE3), 2006년 AES4) 등 여러 단체에서 계속해서 새로운 진단기준을 내놓고 있고 이 진단기준들은 서로 비슷한 듯 조금씩 달라요. 여기에서 진단기준을 기반으로 진단을 내리는 과정까지 너무 자세하게 설명하지는 않을게요. (진단은 의사에게 맡기세요.)
하지만 모든 진단기준이 공통으로 주목하고 있는 세 가지 조건이 있어요.
어느 단체에서 내놓은 진단기준이냐에 따라 세 조건 중 두 개만 만족하면 PCOS로 진단하거나, 안드로겐 과다는 필수 조건으로 꼭 만족해야 하고 배란 장애나 다낭 난소 소견 등 나머지 조건 중에서는 하나만 만족하면 PCOS로 진단하는 등의 차이를 보이기는 하지만, 결국은 이 세 가지에 대해서 살펴보고, 의사의 판단에 따라 PCOS인지 아닌지 진단을 내리게 되는 거죠.
혹시 더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해 각 조건에 대해 조금만 더 설명을 덧붙여 볼게요.
배란5)이 몇 달에 한 번씩 일어나거나 (희발배란, Oligo-ovulation) 아예 배란이 일어나지 않는 (무배란, Anovulation) 경우를 의미합니다. 다만 배란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1년 동안의 월경 횟수가 8회 이하거나 월경주기가 21일에서 45일 사이로 규칙적이지 않으면 배란 장애가 있다고 판단해요. (물론, 달마다 배란테스트기를 사용하거나 혈액 검사를 하면 프로게스테론 농도 등을 통해 배란 여부를 좀 더 확실하게 확인할 수도 있을 거예요.)
앞서 말한 다모증, 탈모, 여드름과 같은 증상이 바로 안드로겐 호르몬의 농도가 높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증상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증상의 심각도를 기반으로 안드로겐 과다(임상적 안드로겐 과다증)를 판단할 수도 있고, 혈액검사를 통해서도 안드로겐 과다(생화학적 안드로겐 과다증)를 판단할 수 있어요.
다낭 난소(PCOM)란 단순하게 말해 난소에 난포(난자 주머니)가 너무 많은 상태를 의미합니다.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면 초음파 검사상 난소에 미성숙 난포가 12개 이상 보이거나 난소의 크기가 10㎤ 이상으로 커져 있을 때, ‘다낭 난소(PCOM)'라는 초음파 검사 소견을 받습니다.
PCOM은 마치 내 코 옆에 점이 있다/없다를 이야기하는 것처럼 난소의 형태가 어떠한가에 대한 초음파 검사상의 결과라면, PCOS는 안드로겐과 인슐린, 난소 등과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호르몬 질환의 진단명입니다. 다낭 난소(PCOM)를 가지고 있더라도, 배란 장애나 안드로겐 과다증이 없다면 PCOS가 아니에요.
그리고, 아직 성장 과정 중에 있는 난소에서는 일정 정도 이상의 미성숙 난포가 보이는 것도 정상일 수 있기 때문에 초경 이후 8년이 지나지 않은 젊은 여성의 경우에는 초음파 검사 결과가 PCOM 소견으로 나오더라도 PCOS의 진단기준으로 사용되지 않아요. 이럴 땐, 초경 이후로 8년 이상의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검사해보기를 권하는 편입니다.
체크리스트: 병원에 가봐야 할까요?
PCOS에 대해 진료를 받아보면 좋을지 체크해보세요.
가족력
배란 장애
안드로겐 과다 의심 증상
PCOS를 가진 사람들은 불안, 우울, 낮은 자아존중감, 부정적 자아와 같은 정서적 불안정을 경험할 위험이 더 큽니다. 불안은 아주 집요하게 생각을 방해하며, 때때로 엄청나게 커다란 두려움이나 걱정을 동반하고, 우울은 슬픈 감정을 유발하거나, 한때는 매우 즐겁게 느꼈던 활동에 대한 흥미를 잃게 만들어요. 내가 뭔가를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데 전반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죠.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지원이 필요할 수도, 어떤 경우에는 치료를 필요로 할 수도 있어요.
PCOS를 가진 사람들이 겪는 정서적 문제들은 호르몬의 영향일 수도 있고, PCOS의 여러 증상이 원인일 수도 있어요. 여드름, 체중 증가, 다모증, 그리고 난임과 같은 증상을 겪는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여성에게 요구되는 이미지와 자신의 이미지 사이에서 간극을 느낀다고 말하기도 해요. 이와 같은 이질감은 전반적인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죠.
하지만 이런 정서적인 문제들은 흔들림을 없애려는 노력보다 조금씩 흔들릴 때마다 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해요. 남들보다 내 앞길에 구덩이가 유독 더 많은 것처럼 느껴질 때, 그 모든 구덩이를 어떻게 다 피하나 스트레스받기보다는 구덩이에 빠지더라도 거기서 빨리 빠져나오는 법을 터득해 나가자는 거죠.
거기 내 마음아, 안녕히 잘 있는 거지?
마음을 일종의 정원이라고 생각해보세요. 아무리 거친 돌밭이라 해도 오랜 시간 공을 들여 돌을 고르고 비료를 주고 흙을 갈아엎으며 산소를 공급하고 여러 식물을 키우다 보면 제각기 땅이 가진 기운으로 제 나름의 분위기를 가진 숲을 이룰 수 있어요. 마음 또한 마찬가지예요. 주기적으로 나와 내 마음을 살피고, 안부를 물어보세요.
기분이 가라앉는 느낌, 우울감 또는 절망감
흥미롭거나 즐거운 일이 거의 없음
초조함, 불안함 또는 안절부절못함
걱정을 멈추거나 제어할 수 없음
한 가지 더, 나와 가까운 주변 사람들이 PCOS에 대해서 잘 알 수 있도록 하세요. 나의 정서적인 위기 가능성에 대해 나의 주변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잘 알고 있는 것은 앞으로의 정서적인 안정과 건강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가족과 친구들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세요. 건강 전문가의 도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의사뿐만 아니라, 심리학자, 상담가, 운동 생리학자, PCOS를 가진 다른 여성들 등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아요!
건강한 생활 습관이라니, 너무 뻔한 소리라는 생각이 드나요? 맞아요. 하지만, 아직까지는 PCOS의 명확한 원인이나 발생 과정/기전 등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습관을 바꾸는 것만큼 PCOS로 인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좋은 방법도 없어요. 실제로 이와 관련한 많은 연구들이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갖추는 것이 PCOS의 거의 모든 증상을 줄여줄 수 있다고 말하고 있어요.
생활 습관 개선이라는 말은 너무 추상적이니까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단백질
우리의 일반적인 식단에는 탄수화물이 많기 때문에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아요. 식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칼로리가 아니라 균형이죠. 풍부한 영양소가 골고루 포함된 식사를 해야 해요. 달걀, 두부, 살코기, 생선 등 다양한 단백질 공급원이 있으니 열심히 챙겨 먹어주세요!
식이섬유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하루 식단에 꼭 포함해 주세요. 매 끼니 풀만 먹는 토끼가 되자는 것이 아니라, 점심에 떡볶이처럼 탄수화물이 많고 식이섬유는 거의 없는 식사를 했다면 저녁에는 탄수화물을 조금 줄이고 샐러드를 챙겨 먹는 등, 하루 단위로 식단의 균형을 맞추는 방법을 사용해보세요.
물
하루 2L 정도의 물을 매일 마시는 습관을 들여보세요. 물을 1잔 마실 때마다 물 마시기 앱 등을 활용하여 섭취량을 체크하고 하루 목표를 모두 달성하면 나 자신을 칭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
일상적인 활동량 늘리기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활동적으로 움직일 방법을 고민해보세요. 아침저녁으로 스쿼트를 100개씩 하겠어! 같은 다짐은 실천할 수만 있다면 건강에 큰 도움이 되겠지만 처음 시도한 바로 다음 날부터 엉덩이가 아파서 출근을 못 할지도 모르죠. 다음 날, 다다음 날에도 지속해 나가기도 쉽지 않을 테고요.
도보 20분 이내의 가까운 곳은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기보다 걸어서 이동한다든지, 한 시간에 한 번씩 일어나서 움직이거나 스트레칭을 해줌으로써 너무 오랜 시간 앉아있지 않도록 하는 습관을 만들어보세요. 만보기 앱 등을 이용해 하루의 걸음 수를 재보고 목표 걸음 수를 조금씩 높여가며 채우는 재미를 만들어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어요.
체중 모니터링 및 체중 증가 방지
현재 내 몸무게가 얼마인지에 관계없이, 주기적으로 체중을 재면서 체중의 변화에 주목해보세요. 무조건 살을 빼겠다, 몸무게를 줄이겠다는 다짐은 지금의 내 몸 상태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끌어올려 자신감을 떨어뜨리거나 우울감을 자극하는 등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어요. 일단은 현재 몸무게에서 체중이 늘지 않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보세요.
원푸드 다이어트 등, 불균형한 식단
살을 빨리 빼고 싶다는 마음에 쫓기다 보면 각종 미디어에서 쏟아지는 다양하고도 극단적인 다이어트 식단에 절로 눈이 가죠. 뭔가 저 정도로 극단적인 처방을 해야만 내 몸이 달라질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 하지만 이런 식단은 영양소가 절대적으로 결핍되어있기 때문에, 오히려 음식에 대한 갈망을 자극하게 됩니다. 이렇게 억눌린 욕구는 폭식 등으로 이어지고 요요도 초래하며, 결국 자기 효능감을 깎아 먹기 때문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아요!
술
술의 열량은 1g당 7kcal로, 탄수화물이나 단백질이 1g당 4kcal인 것에 비해 훨씬 열량이 높지만,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미네랄 등등 우리가 필요로 하는 영양소는 거의 없습니다. 술은 아주 대표적인 ‘빈 열량 음식(empty calorie food)’입니다. 빈 열량 음식은 섭취량 대비 매우 높은 열량을 내기 때문에 총 섭취 열량이 매우 고열량이 되기 쉽지만, 아무런 영양적 가치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영양 불량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사실 술은 영양소가 없는 것을 넘어서서 다른 음식을 통해 섭취한 영양소의 흡수를 방해6)하고, 체지방의 합성과 저장을 촉진하기도 합니다.
결론만 말하자면 술을 마시면 살이 찌기 쉬운 반면 건강에는 여러모로 좋지 않게 작용한다는 거죠. 기분 좋은 술자리의 즐거움이 얼마나 큰지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즐거움을 해치지 않을 정도의 선에서 술을 최대한 줄여보세요. 절주하는 팁을 조금 드리자면, 소주보다는 와인 같은 자연 발효 과실주를 선택하고(단, 설탕, 과당 등의 첨가물이 과하지 않은지 살펴보세요!), 부어라 마셔라 많은 양을 먹기보다는 적은 양으로 술의 고유한 맛과 향을 즐기는 습관도 좋아요.
설탕, 달달한 음료
설탕, 액상과당 등이 많이 들어 있는 음료는 건강과 가장 먼 음식이라고도 할 수 있을 거예요. 술과 마찬가지로 설탕은 빈 열량 음식입니다.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료(예를 들면 콜라)는 생각보다 많은 양의 당을 물처럼 쭉쭉 들이킬 수 있게 만들어 주죠. 또한, 한 번 입맛이 단맛에 길들여지면 점점 더 단맛을 찾게 되기도 해요.
완전히 끊으면 제일 좋겠지만, 어렵다면 음료를 마시기 전에 성분표나 영양정보 등을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보세요. 포장에 표기된 영양정보를 보면, 나트륨, 탄수화물, 당류, 지방, 단백질 등의 함유량과 1일 기준 섭취량 대비 비율이 표기되어 있어요. 당류에 대한 1일 영양성분 기준치는 100g이지만, 영양성분표를 보지 못하고 먹는 다양한 음식을 고려할 때, 성분표를 확인할 수 있는 음식에 한해서 하루 총당류를 30g 정도로 제한해보세요. 참고로, 플레인 요거트 한 개에 들어 있는 당류는 9g 정도랍니다.
소금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는 한 번씩 다들 들어보셨을 거예요. 한국인이라면 특히, 국과 찌개 등을 많이 먹는 식문화 덕분에 나트륨 섭취량이 많은 편이죠. 그러니까 당뇨 환자들이 먹는 식단과 같은 극단적인 저염식을 욕심내어 시도해야 한다기보다는, 국을 먹을 때 건더기를 먼저 다 건져 먹고 국물은 남기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아요. 저지방 다이어트 가공식품의 경우 지방을 뺀 대신 나트륨 함량이 무시무시하게 많은 경우가 가끔 있으니 영양정보를 확인할 때 나트륨이 너무 많은 건 아닌지 한 번씩 쓱 봐주는 것도 좋겠네요.
건강하지 않은 지방
영양성분표 이야기를 한 번만 더 할게요. 영양성분표에 표기되는 지방에는 ‘지방', ‘트랜스지방', ‘포화지방’ 이렇게 세 가지가 있어요. 지방이면 지방이지 뭐가 이렇게 복잡하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지방의 종류에 따라 몸에 이득이 되기도, 해가 되기도 하므로 한 번쯤 눈여겨볼 만한 분류랍니다. 포화지방이나 트랜스지방은 주로 식품을 가공할 때 첨가되기 때문에, 가공식품보다는 자연식품 위주로 선택하는 것도 도움이 될 거예요. 간식으로 빵과 과자류보다는 과일이나 고구마 등을 먹으면 안 좋은 지방 섭취도 줄이고 식이섬유 섭취는 늘어나 일석이조랍니다.
모든 습관 개선은 그저 다짐을 단단히 하는 것보다는 실제로 그 습관을 실천할 수 있는 나만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뻔하다면 뻔한 이야기를 붙잡고 하나하나 길게 설명한 것은 모두 그 시스템의 출발점이 될 수 있는 힌트와 거창하지 않게 쪼개진 작은 목표의 예시를 보여드리기 위함이었어요. 나의 기존 습관은 어떤지 돌아보고, 그 습관들을 어떻게 하면 바꿔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작은 목표부터 차근차근 이루시길 바라요!
PCOS에는 완치라는 개념이 없어요. 다른 호르몬 질환과 비슷하게, 지속적인 관리를 필요로 하는 질환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속수무책으로 손 놓고 있어야 하는 건 아니에요. 불규칙한 월경, 다모증, 난임 등 나의 일상을 어렵게 만드는 증상들에 대해, 의료진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장기적으로는 PCOS로 인한 합병증의 위험을 줄이는 방향으로 관리를 할 수 있어요.
PCOS로 인한 난임 문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치료는 (거듭 강조해 말씀드리지만)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갖는 거예요.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갖추면 임신할 가능성도 올라가요. 만약 내가 과체중7)이라면, 단 몇 kg의 감량만으로도 임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게다가, 체중 감량은 ‘건강한’ 임신을 도와주기도 하죠. 또한 과체중이면서 배란이 규칙적이지 않은 사람들의 경우에는 약간의 체중 감량이 배란이 다시 시작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목표 체중을 설정해 보세요.
PCOS를 가진 사람의 임신을 도울 수 있는 약도 다양하게 개발되어 있어요. 난임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다른 질병 등의 요인 없이 PCOS가 유일한 난임의 원인인 여성이라면 (나이나 체중에 따라 성공 가능성이 영향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이런 약을 먹는 것만으로도 임신 가능성을 많이 높일 수 있어요. 먹는 약으로도 효과가 없다면 이후 주사제, 가벼운 난소 수술 등의 방법까지도 마련되어 있답니다.
더 나아가서, PCOS 이외에도 추가적인 난임의 원인이 있거나, 앞서 이야기한 방법들이 실패했을 때는 체외수정(시험관 아기라고도 하죠)과 같은 보조생식술을 시도해볼 수 있어요. 하지만 보조생식술은 누구에게나 가능한 것은 아니고, 과체중이거나 나이가 35세 이상일 때는 보조생식술을 통한 임신 가능성이 줄기도 합니다. 게다가 비용도 꽤 많이 드는 편이에요.
PCOS를 가진 사람의 약 70%가 임신에 어려움을 겪어요. 하지만 반대로 이야기하면, PCOS를 가진 여성의 최대 30%는 임신에 문제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죠. PCOS를 가진 사람들이 난임이 되는 이유 중 하나는, 달마다 성공적인 배란이 일어나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성공적으로 성숙한 난자를 배란하는 횟수가 줄어들면, 그만큼 임신 시도가 성공할 확률도 낮아지는 거죠.
하지만 PCOS를 가진 사람들처럼 배란 장애가 있는 난소에서도 여전히 가끔은 배란이 일어나요. 그래서 ‘나는 배란 장애가 있으니까 피임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임신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답니다. 마찬가지로, 대단한 치료나 시술 없이도 내 배란일이 언제인지, 이번 달에는 배란이 잘 일어났는지 (배란테스트기 등을 사용하면 알 수 있죠) 등을 고려하면서 임신을 시도한다면, PCOS를 가진 경우라고 해도 임신에 성공할 가능성이 올라가요.
PCOS를 가진 사람들은 임신하기까지 좀 더 어려운 과정을 겪기도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며, 결과에 있어서는 원하는 수 만큼의 자녀를 슬하에 두는 일에 대부분 성공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성공을 위해서는 의료 지원이 필요할 수도 있어요. 따라서 35세가 되기 전에 가족계획을 해보고 적절한 의료 지원을 탐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월경을 오랫동안 하지 않거나 정말 드물게 하는 경우,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불규칙한 월경이나 희발월경(연간 8회 미만의 월경)이 반복될 경우, 자궁내막조직이 축적되어 자궁내막암의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어요. 단, 호르몬 자궁 내 장치나 경구피임약 등 자궁내막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호르몬 피임법을 사용하고 있다면 괜찮습니다.
불규칙한 월경 주기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 역시 건강한 생활 습관이지만, 몇몇 경우에는 추가적인 약물 복용이 필요할 수도 있어요. 희발월경이 나타날 경우 의사에게 나의 상태를 설명하고 상담을 받아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월경을 위한 약을 처방해줄 거예요.
그래서 PCOS를 가진 사람들은 월경주기를 조절하기 위한 피임약을 처방받아 사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이 약의 작용 중 하나가 바로, 안드로겐 호르몬과 결합하는 ‘성호르몬 결합형 글로불린’(SHBG)의 혈중 농도를 높이는 것인데요. 이 작용을 통해, 피임약은 혈중 안드로겐의 활동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이는 안드로겐 과다증과 관련된 증상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되죠.
모든 PCOS에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최적의 피임약은 따로 없습니다. 단지 일반적으로는 낮은 용량의 피임약 사용이 권장되며, 높은 용량의 35mcg 호르몬 피임법을 처음부터 사용하지는 않는 편입니다.
네, 치료할 수 있어요. PCOS의 여러 증상 중에서도 특히 더 곤란한 증상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다모증(얼굴, 배, 등에 체모가 많이 자라는 증상)입니다. 이는 다모증이 곧 외모와 관련된 증상이기 때문인데요. PCOS를 가진 많은 사람이 자신의 얼굴이나 몸에 털이 많이 자란 모습에 부정적인 신체 상을 갖게 되고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는 것을 꺼리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체모 관리 기술은 많이 발전했고, 이제는 쉽게 다모증을 치료할 수 있어요. 가격도 예전보다 많이 저렴해졌고요, 좋은 소식이죠!.
일단 체모를 제거하고 성장을 줄이는 방법으로는 왁싱, 제모 크림, 레이저 제모 등이 유용할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레이저 제모가 저렴하고, 효과적인 편이에요. 체모 관리를 위해 많은 레이저 치료가 시술되고 있지만, 그 결과는 털의 색깔8), 피부 타입, 사람에 따라 달라요. 또한, 깊은 모낭까지 레이저가 닿아야 효과가 오래 지속될 수 있기 때문에 실력 있는 전문가에게 시술받는 것도 중요해요.
그 밖에도, 체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약이 여러 가지 있어요. 예를 들면 피임약이 있죠. 앞서 피임약이 안드로겐 호르몬과 결합하는 ‘성호르몬 결합형 글로불린’(SHBG)의 혈중 농도를 높이기 때문에 혈중 안드로겐의 활동을 감소시키고, 안드로겐 과다증과 관련된 증상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었죠. 만약 6개월 동안 피임약을 복용한 후에도 효과가 없으면 복용 약물에 항안드로겐 약물9)을 추가할 수 있어요.
하지만 오랫동안 우리가 잘 몰랐던 질환이기도 합니다. 다행히도 PCOS라는 질환의 존재가 밝혀지면서 지난 10년 동안은 PCOS에 대한 많은 연구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졌고, 덕분에 우리는 이제 PCOS를 조금은 더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PCOS의 많은 증상들은 꽤 효과적으로 치료가 가능해졌고, 정서적인 건강을 잘 살피면서 생활 습관을 최대한 개선하는 것, 즉 높은 삶의 질을 추구하고 유지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PCOS 관리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가까운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하면서 힘과 용기를 나누고, 의료진을 찾아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망설이지 않는다면 PCOS를 잘 관리하면서 건강하게 지내는 것도 어렵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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