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피임약, 언제 어떻게 왜 먹어야 할까?

by 약손
202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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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응급피임약이란

    - 응급피임약이 뭐예요? 언제, 어떻게 복용할 수 있나요?

    사후피임약응급피임약이라고도 하며 성관계 후에 복용하여 임신을 막는 약이에요. 그래서 영어권에서는 morning after pill이라고도 해요. 사전에 피임법이 부족했을 경우 산부인과에 방문하여 처방받아서 구매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응급피임약은 꼭 필요한, 불가피한 상황에서만 사용해야 해요. 콘돔이나 사전피임약 등과는 달리, 응급피임약은 고용량의 호르몬이기 때문에 '자주' 복용할 경우 월경 주기에 교란을 줄 수 있어요. 또 처방을 받아야만 하므로 산부인과에 방문해서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하고, 약 자체의 비용도 만만치 않죠.

    따라서 관계 전이나 중에 사용할 수 있는 피임법을 꼭 이용하고(콘돔과 사전피임약 등) 콘돔이 빠져있었거나, 사용하지 못했거나, 피임약을 깜빡했거나 등의 응급상황에만 사용해야 합니다.

    만약 사전피임이 부족한 상태로 성관계를 가진 후(🚨응급 상황!)라면 가능한 한 빨리 산부인과에 방문하여 응급피임약을 처방받아야 해요. 응급피임약은 관계 후 빠르게 복용할수록 피임 효과가 높아요. 종류에 따라서 관계 후 최대 3일 혹은 5일 이내까지 복용이 가능하긴 하나 하루 이내에 복용하는 것이 가장 피임 효과가 높답니다.

    응급피임약은 일반적으로 산부인과나 내과에서 처방받을 수 있고, 야간이나 주말이면 응급실에서도 처방받을 수 있어요. 단, 본인(여성)이 직접 병원에 방문해야 해요. 타인이 처방전을 대신 받는 것은 의료법상 금지되기 때문이죠.1)

    혹시 ‘응급피임약이 몸에 나쁘면 어떡하지’라는 고민으로 산부인과 방문을 미뤄서는 안 돼요. 한 번 복용 하는 것으로는 건강에 크게 나쁘지 않아요. 뿐만 아니라 원치 않는 임신은 가장 피해야만 하는 상황이 분명하죠.

     

    한마디로 요약하면,

    “필요한 상황을 줄이는 것이 좋으나
    필요시에는 가능한 한 빨리 산부인과에 방문하세요!”

    필요시에는! 가능한 빨리! 산부인과, 내과, 응급실로! 일러스트

  2. 복용할 때 알아야 할 것들

    ❍ 응급피임약은 가능한 한 빨리 복용해야 효과가 높아요.

    ❍ 응급피임약은 식사와 관계없이 복용 가능해요.

    ❍ 복용 후 가장 흔한 부작용으로는 오심, 구토, 두통, 어지럼증, 피로, 유방 통증, 부정 출혈 등이 있을 수 있어요.

    대부분의 부작용은 심하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다만 메스껍거나 어지러울 수 있기 때문에 하루 정도는 무리한 운동, 운전, 기계 조작 등은 피하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아요.

    Q. 건강에 좋지 않을까 걱정돼요. 불임이 되거나 기형아 출산의 위험은 없나요?

    A. 가장 흔한 부작용은 구토, 어지러움, 두통 등이 있지만 특별하지 않은 한, 이른 시일 내에 사라진다고 해요.
    또한 응급피임약이 고용량의 호르몬이긴 해도 우리 몸에는 항상성이 있어서 복용 이후에 시간이 지나면 다시 평소대로 돌아오니 장기적인 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다만 반복 사용할 경우 부정 출혈, 월경 불순이 생길 수 있다고 하니 평소 사용할 수 있는 다른 피임법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 만일 복용 후 3시간 이내에 토했다면 즉시 1정을 다시 복용하세요.

    구토한 경우엔 약이 흡수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아요. 응급피임약 종이상자에는 여분 없이 1정만 들어있으니, 1정을 추가로 복용하기 위해서는 산부인과를 방문해 다시 처방을 받아야 합니다.

    ❍ 월경 예정일 이후 또는 복용 2~3주 후에는 반드시 임신 여부를 검사하세요.

    응급피임약을 복용했다고 하더라도 피임 확률이 100%가 아니기 때문에 꼭 확인해야 해요. 응급피임약 때문에 월경이 평소보다 늦어지거나 빨라질 수도 있긴 하지만 늦으면 늦는 대로, 빠르면 빠른 대로 임신 테스트는 꼭 필요해요. (혹시 월경이 아니라 부정 출혈일 수도 있거든요.)2)

    임신 여부는 마트나 약국에서 임신테스트기를 구매하여 소변으로 검사해볼 수 있어요. 더 정확하게 확인해보고 싶다면 산부인과에서 혈액으로 검사하는 방법도 있어요. 소변 테스트가 보통 개당 만 원 이내로 저렴하니 소변 테스트를 먼저 해보는 걸 추천해요.3)

    평소 월경이 규칙적이라면, 월경 예정일이 지났는데도 월경을 하지 않을 땐 임신테스트기를 사용해보면 돼요. 만일 평소 월경이 규칙적이지 않다면 복용일을 기준으로 2주나 3주 후에 사용해볼 수 있어요.4)

    ❍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의사에게 알리세요.

    항진균제, 바르비탈계 진정제, 항경련제, 결핵약 등을 복용 중이라면 피임약의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처방받을 때 의사에게 알리는 것이 좋아요.

  3. 비밀로 하고 싶어요

    산부인과에 방문할 때 진료 기록 남는지, 타인이 조회할 수 있는지 궁금하신 분들이 있을 거예요. 기본적으로 진료기록은 의료법에 따라 본인의 동의 없이는 타인이 열람할 수 없어요.5)

    하지만 만약 환자 본인이 미성년(만 19세 미만)일 경우에는 법정대리인이 병원에 진료기록을 요청하는 게 가능해요.

    혹시 오해할까 봐 덧붙일게요. 청소년이 산부인과에 방문하여 응급피임약을 처방받는 것은 불법이 아니에요. 하지만 위에서 말한 대로, 응급피임약은 불가피한 긴급상황에서만 사용해야 해요. 사전 피임을 확실히 챙기고, 피임을 택하지 않는 경우엔 임신을 원하는 관계가 맞는지 꼭! 생각해보세요.6)

    연말정산 시 내역이 보이는지 걱정하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연말정산 사이트에서는 의료비 내역 중 병원명과 금액, 일자만 볼 수 있어요. 어떤 진료를 받았는지는 나오지 않아요. 만일 여기에도 기록이 남는 것을 원치 않으면 현금결제 후 현금영수증을 청구하지 않으면 돼요.

    탑시크릿 문서 일러스트
  4. 종류와 효과

    - 더 알고 싶은 사람을 위한 TMI(심화편)

    응급피임약은 산부인과에 방문하여 처방을 받아 구매하기 때문에 사실 종류나 성분에 대해서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지만 궁금한 분을 위해서 소개해 볼게요 :)

    국내에서 판매 중인 응급피임약은 세븐투에이치정, 노레보원정, 포스티노정, 엘라원 등이 있어요. 이름은 다양하지만 성분으로는 크게 두 종류에요.

    1) 레보노르게스트렐 (세븐투에이치정, 노레보원정, 포스티노정)
    2) 울리프리스탈 아세테이트 (엘라원정)

    노레보원정 일러스트

    레보노르게스트렐 성분의 노레보원정

    엘라원정 일러스트

    울리프리스탈 아세테이트 성분의 엘라원정

    1) 레보노르게스트렐은 프로게스테론 호르몬으로, 배란을 억제하거나 지연시키는 작용을 해요. 사전 피임약에서도 같은 성분이 들어있는데, 응급피임약에서는 더 고용량이 사용돼요.

    2) 울리프리스탈 아세테이트는 선택적으로 프로게스테론 호르몬 수용체를 조절하는 성분으로 마찬가지로 배란을 저해하는 역할을 해요. 황체호르몬이 급증한 이후에 복용해도 배란을 막을 수 있는 점에서 차이가 있어요. (기억해둘 필요는 없어요. 산부인과에서 월경주기를 고려하여 적절한 성분을 처방해줄 거예요.)

    피임효과는 관계 후 레보노르게스트렐은 최대 3일(72시간)7), 울리프리스탈 아세테이트는 최대 5일(120시간) 이내에 복용했을 때 피임 효과가 있다고 해요. 가장 좋은 건 관계 후 24시간 이내에 복용하는 거예요. (더 좋은 건 약이 필요하지 않도록 사전에 피임법을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겠지만요.)

    기억하세요!
    응급피임약은 무조건 ASAP
    (As Soon As Possible)!

    울리프리스탈 아세테이트가 피임 효과 측면에서 더 우수하다는 문헌도 있지만, 복용 시기나 월경 주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울리프리스탈이 항상 더 우월한 것은 아니에요.8) 하지만 만일 선호하는 제품이 있다면 처방받을 때 얘기하면 돼요.

  1. 환자 본인이 병원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 타인이 대신 받는 것을 처방전 대리수령(일명 ‘대리 처방’)이라고 해요. 원칙적으로 의사에게 직접 진찰을 받은 환자가 아니면 누구든지 처방전을 수령할 수 없어요. 단 환자의 의식이 없거나 거동이 불편하고, 동일한 질병에 대해서 장기간 동일한 처방이 이뤄진 경우 보호자가 대신 처방전을 받을 수 있어요. (http://www.mediwelfare.com/news/articleView.html?idxno=1793) 최근 기사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9년까지 남성이 응급피임약을 대신 처방받아준 사례가 매년 약 천 건 이상 발생했다고 해요.(https://www.medigatenews.com/news/2744224978)
  2. 예정일인데 월경을 안 하고 있다→ 늦는건지 임신인지
    예정일보다 빨리 출혈이 있었다→ 월경인지 (월경이 아니라)부정출혈인지
  3. 소변 테스트 결과가 의심스럽거나, (소변 테스트 결과) 임신이 아닌데도 월경이 늦는다면 그때 병원을 방문해보세요.
  4. 임신테스트기는 hCG 호르몬(인간 융모성 생식선 자극호르몬)을 이용해요. 보통 배란일 기준으로 9~10일 이후에 측정할 수 있는 농도에 도달한다고 해요. 임신 된 경우라면 시간이 지날수록 hCG 호르몬 농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늦게 검사할 수록 정확해요.
  5. 환자의 배우자, 직계 존속ㆍ비속, 형제ㆍ자매은 “환자 본인의 동의서”와 친족관계임을 증명하는 증명서를 첨부하여 요청하여야 기록을 열람하거나 사본을 받을 수 있어요.
    환자가 지정하는 대리인이 기록열람을 요청할 때도 “환자 본인의 동의서”와 대리권을 증명하는 서류를 첨부해야 해요.
  6. 피임법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을 때 임신될 확률은 약 85%에 달해요.
  7. 그래서 레보노르게스트렐 성분의 약 중에는 ‘세븐투에이치정’이라는 제품이 있죠. 72H(시간) = 3일
  8. 울리프리스탈 아세테이트, 레보노르게스트렐 피임 실패율 각각 1.8%, 2.6%. Glasier AF, Cameron ST, Fine PM, et al. Ulipristal acetate versus levonorgestrel for emergency contraception, a randomized non inferiority trial. Lancet 2010;375:555–562.
Reference
106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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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손
안녕하세요 약손 언니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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